「실크로드」 현장답사 기행전/가을화단에 “색다른 감흥”

「실크로드」 현장답사 기행전/가을화단에 “색다른 감흥”

이헌숙 기자 기자
입력 1992-11-02 00:00
수정 1992-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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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동아미술관서 동시에 열려/역사현장 재조명통한 개성표출/우리시각서 중국문화 실체확인도 의의

우리에게 오랫동안 먼 서역의 길로 느껴졌던 실크로드가 예술을 통해 가까이 다가왔다.국내화가들의 실크로드 현장답사로 제작된 두개의 대규모 미술기행전이 나란히 열려 미술애호가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 전시가 동아미술관의 「실크로드 미술기행전」과 롯데미술관의 「실크로드­서역으로 가는 길」.두 전시는 공교롭게도 이들 미술관측이 경비를 크게 들여 마련한 똑 같은 생일잔치 기념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그러나 이들 두 미술관이 동원한 작가들의 성격이 매우 대조적이어서 실크로드라는 같은 대상에 던지는 작가들의 시각이 서로 다르게 표현될수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드러내는 재미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천의 동아시티백화점내에 문을 열면서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해온 동아미술관의 「실크로드 미술기행전」은 지난달 30일 개막,오는18일까지 열린다.이 전시에는 작가8명이 참여했는데 손장섭 김정헌 한만영 임옥상 최동열 황재형 오원배 오치균등.현대미술과 민중미술분야의 선두에 서있는 30∼40대 작가들이다.지난 6∼7월 북경·우루무치·돈황·난주·서안·성도·티벳·네팔·인도등지를 현장답사하고 작가마다 7점씩 모두 56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구상성이 강하면서도 시대와 사회에 대한 현실인식이 남다른 이들 작가의 그림은 우선 피상적인 풍경화식의 그림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풍긴다.우리고대문화와의 밀접한 관계를 지닌 현장에 서서 너무나 강렬하여 쉽사리 조형적으로 정리가 되지않는 자연이나 대상을 용케 화폭에 담았다.그래서 실제체험만이 토해낼수있는 실크로드의 잔영들이 되살아나고있다.

이를테면 역사의 현장을 오늘의 시각으로 다시보는 풍경화에서부터 삶과 죽음의 본질문제를 형상화한 작품까지 각자의 개성들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다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이전시가 인천지역에 국한돼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 개관4주년 기념으로 롯데백화점 잠실점내 롯데미술관에 꾸민 「실크로드­서역으로 가는 길」은 오는 8일까지 계속된다.동아미술관쪽과 달리 풍경화에 남다른 경지를 확보하고있는 한국풍경화가회회원 21명이 초대됐다.

김서봉 김영희 김인수 김호걸 노광 이종환 전창운 왕철수 최락경씨등 구상화단의 인기작가들로 돼있다.지난7∼8월 천산북로를 필두로 천산산맥·우르무치등 실크로드를 지나 소주·천지·대련·위해등을 찾았다.험준한 산악로와 견디기힘든 사막의 바람에 맞서 싸운 이들은 새삼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거기에 도전한 인간의 의지를 화폭을 통해 경탄스러워 하고 있다.

우리의 시각에서 중국문화의 실체를 확인한 역작들로 평가되고 있다.그속에는 작가 자신들이 체험한 인상을 생생한 창작의 열정과 개성있는 조형언어들이 담겼다.어떻든 이들 두개의 전시회가 불황으로 싸늘한 늦가을화단에 훈기를 불어넣고있다.<이헌숙기자>
1992-11-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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