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유럽통합안 찬반 “팽팽”/내일 국민투표 전망

불 유럽통합안 찬반 “팽팽”/내일 국민투표 전망

박강문 기자 기자
입력 1992-09-19 00:00
수정 199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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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랑 전립선암… 동정 찬성표 늘듯/「유럽통화 혼란」 새로운 변수로 등장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대한 찬반을 묻는 프랑스 국민투표가 오는 20일로 바싹 다가왔지만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예측을 어렵게 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프랑스에서는 투표 직전 1주일간에는 여론조사 발표를 못하게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투표당일까지 날마다 대여섯개의 여론조사기구가 표의 향방을 수치로 알려 주는 영국과는 전혀 다르다.프랑스의 법은 투표자가 투표 직전의 소란한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고 조용히 마지막 1주일간 스스로 결정할 시간을 가지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이 때문에 예측은 어려워진다.

또 한가지는 여론조사 발표금지기간중인 최근 며칠동안 너무 많은 변수가 등장했다는 점이다.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전립선암에 걸렸다는 엘리제궁의 발표가 있었고,독일의 금리 인하에 이어 이탈리아 리라화의 평가절하 등 유럽 통화의 급작스런 혼란 사태 등이 일어났다.

미테랑 대통령이 입원했을 때만 해도 국민들은 그의 건강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바로 그 수일전인 9월3일밤 장시간의 「대토론」에서 신념과 자신에 찬 모습으로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설득하던 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그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당장 주식값이 떨어졌다.

미테랑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감추지 않고 암수술을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고 퐁피두 대통령의 경우와 대조돼 「투명성」을 칭찬받았다.

미테랑의 암이 국민투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 것인가에 대한 여론조사의 발표는 물론 없다.그러나 대체로 「위」(찬성)쪽에 약간 유리하리라는 관측이 있다.마스트리히트 조약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 미테랑을 조기 퇴진하도록 압력을 넣고 싶어 「농」(반대)하려던 우파 정당 지지자들이 「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테랑은 그의 전립선암이 뇌와 관련된 병이 아니라면서 사임할 생각을 해 본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국민투표 「찬성」 승리 직후에 『이제 내가 유럽을 위해 할 일을 다했다』면서 그가 명예퇴진하리라고 보는 이들이 있다.물론 「반대」쪽이 승리하면 그에 대한 조기퇴진 압력은 매우 거세서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국민투표 「반대」 진영의 맹장인 국민전선의 르 펜 당수는 미테랑의 암에 대한 발표가 있은 바로 그날 저녁에 텔레비전 토론을 하던중 『미테랑 대통령의 수술은 국민투표 캠페인으로 계획됐던 것』이라고 비난했던 것을 보면 미테랑의 암 발표가 국민투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반대 진영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어쩌면 그의 말대로 미테랑의 단수높은 정치 술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테랑의 병 때문에 자신의 결정을 바꾸지는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금리 인하만은 『프랑스 국민투표에 「위」의 투표를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그후 유럽 여러나라 통화들의 환율이 뒤흔들리는 혼란이 왔으며 이것이 프랑스 국민투표에 끼칠 영향은 예측이 힘들다.「찬성」 「반대」 양진영이 다 이 사태를 각각 자기네 주장의 합리화에 이용하고 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 찬성 지지자들은 이번 유럽통화 혼란 사태야말로 왜 유럽이 단일통화를 가져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반대」쪽은 이 사태야말로 바로 화폐통합이 안된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고 우긴다.「찬성」쪽에 불리하다고 보는 이들이 더 많은 듯하다.<파리=박강문특파원>
1992-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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