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을 주시한다(사설)

평양회담을 주시한다(사설)

입력 1992-09-14 00:00
수정 1992-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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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5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은 한중수교이후 남북총리가 처음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한중수교가 남북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만남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번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한중수교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든 불쾌감을 표출하겠지만 그것이 회담자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중수교이후에도 각분야의 남북실무접촉이 지속되어 왔고 교류·협력분과의 부속합의서가 타결되었기 때문이다.교류·협력분과의 부속합의서는 내용자체가 예민한 사안이 아닌데다 북한이 경제협력에 적극성을 띠고 있어 정치·군사분과보다 쉽게 타결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정치·군사분과의 부속합의서 타결도 그 전망이 암담한 것은 아니다.정치·군사분과는 본질적인 문제에서 첨예하게 대립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견해가 접근해 있기 때문에 평양회담에서의 막후절충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이번 평양회담에서 3개분과의 부속합의서가 모두 발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그것이 안될 경우 교류·협력분과의 부속합의서부터 발효시킬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북한은 교류·협력문제를 정치·군사문제와 연계시켜 일괄타결·동시실행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같은 주장은 「이것이 아니면 저것도 안된다」는 편협된 논리이며 문제를 풀어가는 올바른 순서도 아니다.

남북관계는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매듭을 풀어가는 인내와 슬기가 필요하다.평양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타결된 교류·협력분과의 부속합의서는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면회소설치,우편과 전기통신의 교류,공항과 항구의 직항로개설등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이것들은 남북관계개선과 경제협력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들이긴 하지만 발효가 된다고 해서 곧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니다.북한당국의 실천의지가 전제되어야 한다.정치·군사분과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남북관계는 합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자세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따라서 우리는 각분과의 부속합의서 발효와 함께 이산가족 노부모고향방문을 연내에 반드시 실현시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그들이 노부모고향방문을 무산시킨 만큼 그들 스스로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북한은 또 이번 평양회담에서 핵의혹해소를 위한 획기적인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남북은 이미 상호핵사찰에 합의,핵통제공동위원회까지 구성했으나 북한의 기피로 아무런 진전도 보지못하고 있다.핵의혹이 해소되지않는 한 국제사회에서의 신뢰회복은 물론 남북관계도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북한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런데도 핵을 끝까지 정치협상의 카드로 활용해보겠다는 고식적인 작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바라고 있지만 원칙은 확고하게 설정해야 하며 그것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1992-09-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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