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쟁력 강화회의서 오간 얘기들

청와대 경쟁력 강화회의서 오간 얘기들

김명서 기자 기자
입력 1992-07-02 00:00
수정 1992-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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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덤핑정세 따른 피해구제방안 조속 마련”/“섬유시설 자동화경비 지원 늘릴터”/“근로자집 지을 땅 우선 조성해 주길”/여·야3당 정책위장 첫 참석… “중기어려움 체감”

노태우대통령은 1일 상오 청와대에서 정부관계자·기업인·근로자·각계대표등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조업경쟁력강화대책 점검회의를 주재,참석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자금난과 인력난등 어려움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이에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관계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특히 민자·민주·국민 3당의 정책위의장들도 참석했다.민자당 황인성의장외에 야당인 민주당 장재식,국민당 윤영탁정책위의장이 청와대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의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대통령=최근 중소기업들이 소위 3D현상에 따른 인력난,그리고 자금난이 겹쳐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이 많은데 생생한 현장의 고충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희영 한국열처리(주)사장=조금전 부총리가 보고한 시책대로만 되면 별 어려움이 있을 수 없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투기성이 없는 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현재 은행의 경영은 전당포식입니다.제도상으로는 가능토록 되어 있으나 중소기업이 신용보증부 대출을 받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인력난은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골고루 배분되고 있지 못한데 있습니다.예를 들면 톨게이트·수위실에 건장한 젊은 인력이 필요없는 것입니다.근로자에 대한 주택세제상의 혜택을 주어 근로현장에 있도록 해야합니다.

▲노대통령=현실과 계획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그같은 문제는 정부와 기업,나아가 국민들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아직 전근대적 금융관행이 시정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닙니까?

▲이용만재무장관=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관행이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인정합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진성어음이 최대한 할인이 가능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러나 기업이 한편으로는 빌딩을 갖고 한편으로는 자금난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기업인의 노력이 우선돼야 합니다.

▲성기학 영원무역사장=섬유분야가 사양산업이라 하지만 제품의 고급화,시장의 다변화 등 노력에 따라서는 가능성이 큽니다.섬유산업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의류산업에는 지원이 미흡합니다.적은 투자로 시설자동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의류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노대통령=부총리는 현재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염색·봉제·편직·신발 등 분야의 자동화 시설개수자금을 내년 예산부터 확대 계상하여 향후 3∼4년 집중지원토록 하십시오.

▲김동회 동성반도체사장=종업원 2백20명과 함께 지난 5월17일 부도를 맞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전자제품의 필수품인 초용량 다이오드 생산기술을 개발한 국내 독점업체로 일본의 경쟁국인 독일로부터 70억원 상당의 기계를 무상으로 공여받아 45억원을 들여 시설을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구미공단 등에 진출,자국내 공급가격보다 싸게 국내에 덤핑공세를 펴고 있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국내업체도 국산품이라 하면 외국산보다 무조건 10∼20% 싸야 상담에 응합니다.

국산품의 사용비율을 제고하고 조정관세부과 등 산업피해 구제제도의 확충이 시급합니다.

▲노대통령=최근 국내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이런핑계 저런핑계로 사주지 않고 외국업체의 덤핑공세에 버티지 못하고 넘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상공장관은 신속하고 실효성있는 산업피해구제방안을 마련하여 별도 보고해 주십시오.

▲엄화익 화승산업노조위원장=정부에서 근로자 주택을 많이 지었으나 아직 무주택 근로자가 많습니다.정부에 근로자주택 건설용지를 우선적으로 마련해주기 바랍니다.그리고 자연녹지를 주택건설용지로 할때 건폐율과 용적률을 완화하고 주택건설시 18평이하 근로자 주택비율을 10%에서 더 높여 주십시오.

▲서영택건설장관=자역녹지의 제한완화는 앞으로 시·도지사가 지역여건에 따라 판단하여 건의해 오면 용도변경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근로자 주택건설 의무비율은 필요하다면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노대통령=토지이용도 이제까지는 획일적이었으나 이제 지방화 시대를 맞아 현실에 맞도록 운영되어야 하겠습니다.전향적으로 검토하도록 하십시오.

노대통령은 이후 부총리를 비롯한 관계장관들에게 소관업무에 대해 별도로 지시.<김명서기자>
1992-07-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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