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레이스 거부 페롯 “돌풍”/출마발표후 날로 인기

백악관레이스 거부 페롯 “돌풍”/출마발표후 날로 인기

임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2-04-18 00:00
수정 199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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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부의 치기”·“해프닝” 시각 빗나가/지지율 25%선… 다크호스로 부상

지난 2월 로스 페롯이라는 텍사스의 억만장사가 무소속 후보로 대통령선거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하나의 해프닝정도로 웃어넘겼다.컴퓨터사업으로 거부(그의 재산은 약20억달러)가 된 70대의 노인이 어느날 갑자기 대통령이 돼보겠다고 나서는 일이 일반인의 눈엔 졸부의 치기 정도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두달여가 지난 사이 상황은 매우 달라졌다.최근 ABC방송이 조사한 것을 보면 공화당의 조지 부시 현대통령,민주당의 빌 클린턴,무소속의 페롯 세 사람이 오는 11월 대통령선거에 나설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여론조사에 페롯의 지지율이 24%(부시 38%,클린턴 28%)를 차지했다.타임지조사에서는 21%,NBC­TV와 월스트리트저널지 공동조사에서는 25%를 얻었다.

무소속후보가 대통령선거전에 나서려면 80만명의 청원서명을 받아야 하는 미로처럼 복잡한 선거법 절차때문에 페롯이 공식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그런 인물이 20%이상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이변이다.

이런 열기때문에 요즘 미국에서는 「왜 페롯인가」에 대한 분석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여러가지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페롯현상」의 진원은 아무래도 기존 정치제도에 대한 도전이다.

그의 주장 대로라면 미국의 양당정치제도는 부패했고 구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또 기득권층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있는 모순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양당제도에서 필요한 방대한 정치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특정 이익단체나 특정계층과 결탁하지 않을 수 없고 기존제도를 통하지 않고는 사실상 새로운 인물이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제도적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전후만해도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가 상원의원 출신이거나 주지사 출신들이다.드와이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유일한 예외일뿐이다.의원선거에서도 현역은 언제나 유리한 조건에서 싸우게 돼있다.특히 무소속이나 군소 정당으로는 정치권 진입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페롯은 무소속으로 일체의 정치헌금을 받지 않고 1억달러(7백50억원)의 개인 자산을 풀어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다.선거운동도 정당이 없으므로 예비선거를 치르지 않는 대신 TV프로를 사서 국민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국민과 직접대화를 시도하는 이런 정치방식에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그 자신은)대단히 성실한 인물이지만 선동정치,중우정치의 폐해가 염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페롯이 곧바로 대통령이 되는 일이야 없겠지만 그의 메시지는 앞으로 미국정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같다.

그것은 변화에의 메시지다.<뉴욕=임춘웅특파원>
1992-04-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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