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당 정치놀음/중소기업 피해 크다

재벌당 정치놀음/중소기업 피해 크다

입력 1992-03-22 00:00
수정 1992-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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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파행경영 겹쳐 주름살 파급/납품단가 내리고 결제 늦춰/대부분의 하청업체 자금난/“정치자금 기술개발에 돌려야”/기협간부들

정주영씨의 정치참여와 현대그룹의 국민당지원에 대한 재계의 비판이 높은 가운데 중소기업인들의 반응은 특히 부정적이고 비난도 더세다.대부분의 중소기업이 현대와 같은 대기업에 납품등으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있으며 따라서 대기업의 경영이 잘못될때 그 영향과 피해를 직접 받고있기 때문이다.

중소기협중앙회의 박상규회장은 21일 회원들의 공통된 의견임을 전제,『정주영씨는 정치자금을 기업에 투자하고 그룹경영에 전념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보다도 우수한 세계일류기업을 키우는 것이 나라발전은 물론 현대그룹과 수천개의 하청기업에게 더욱 도움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박회장은 대부분의 중소기업인들이 정주영씨가 정치에 뛰어들어 돈을 마구 뿌리고 현대그룹까지 동원,정상적인 경영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는것을 좋지않게 보고 크게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중소기협중앙회의 고명철부회장도 『정주영씨는 기업에 전념해 정치판에 쓰는 돈으로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고 기술을 더욱 향상시켜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한다』면서 『돈을 벌었다고 정치를 하게되면 모든 재벌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정치와 경제가 모두 엉망이 될것』이라고 걱정했다.

박태원부회장도 『정주영씨는 경제가 지금처럼 어려운 때 정치를 하는것보다는 정치자금을 첨단기술및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도록 하는것이 좋았을 것』이라며 막대한 기업자금이 정치판에 뿌려지고 있는것을 안타까워 했다.

중앙회의 또다른 한 임원은 『정주영씨의 정치참여로 현대그룹이 파행적으로 경영되고 자금난이 가중되면 결국 그 피해는 중소기업에 돌아올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정씨가 정치는 하더라도 현대그룹만은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랐다.

협동조합연합회의 한 회장은 『정경유착으로 정부의 혜택을 많이 받았던 정주영씨가 정치를 하면서 전에는 반대했던 금융실명제를 하겠다고 공약하는등 언행이 일치하지않아 실망스럽다』며 현대그룹과 손을 뗐다고 하면서 현대그룹이 업무까지 팽개치고 국민당지원에 나서고있는것도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의 사장은 정주영씨가 정치판에 뿌리고 있는 돈으로 연구소를 키우고 하청업체에게 기술및 제품개발지원을 한다면 정치를 하는것보다 훨씬 존경을 받을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협동조합의 한 이사장은 『정주영씨가 정치를 하기보다는 그 자금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을 해 주어 대만과 같이 중소기업이 탄탄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했더라면 훌륭한 기업인으로 국민들에게 영원히 존경받았을것』이라며 『정주영씨는 정치판에 쓰고있는 돈이 비록 개인돈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 돈은 결국 국민들과 많은 근로자들의 피땀으로 번 돈이므로 마땅히 경제발전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정씨의 정치참여와 현대그룹의 국민당지원으로 현대의 경영이 어려워짐에 따라 현대그룹에 납품하거나 하청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어음결제가 늦어지고 납품단가를 내리라는 등의 피해가 미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최근 납품단가를 7∼8% 내리도록 종용하고 있으며 지난번 파업으로 곤욕을 치렀던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는 어음기일을 20여일이상 늘려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1992-03-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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