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얘기 하나.어떤 사람이 덕망높은 학자에게 부자되는 길을 물었다.『한 다리를 들고 오줌 누는 훈련부터 해 보시지요』『그것은 개와 같은 꼴 아닙니까?』『쯧쯧.내 말뜻인즉 정상한 인정에서는 떠나 보라는 것 뿐이오』◆장사란 돈을 버는 일이다.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쉽다면 누구나 부자가 돼 있을텐데 그렇질 못하다.문재도 있고 기재도 있듯이 상재도 있는 법.머리 쓰는 것이 남달라야 한다.그 머리 쓰는 일에는 때로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 경우가 포함된다.억대 가구하며 몇백만원짜리 옷가지 수입해 팔면서도 규탄 여론쯤 우습게 생각하는 배짱도 있어야 하고.정상한 인정에서 떠나보라는 것이 그 뜻이다.◆어제가 이른바 밸런타인데이.청소년들 사이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초컬릿을 선물한다는 날이다.3세기쯤 순교한 성밸런타인을 기려 일부 미영등지에서 행해지던 선물·편지 주고받는 풍습이 상재에 뛰어난 일본사람들에 의해 장사에 이용되게 된 것.한달 후인 3월14일에는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하는 화이트 데이를 「개발」하기까지.이 70년대 일본 상술이 80년대초 우리나라로 상륙한다.◆한 유능했던 언론 경영인은 「모방도 창조」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이는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는 진일보를 뜻한다.밸런타인 데이 풍속이 그렇다.해가 갈수록 「창조」의 비중이 높아지고 성황을 이루어 간다는 느낌.이젠 초컬릿 말고 호화판 요리까지 그 이름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상인들이야 돈만 벌면 될지 모른다.그러나 지켜보는 「정상한 인정」의 사람들 마음은 편치 못하다.남의 장단·상혼농간·소비풍조조장 등이 마음에 걸려서.◆사랑의 주고 받기에 뜻이 있다면 단오날도 좋지않을까.이몽룡과 성춘향이 만났다는.선물도 굳이 초컬릿으로 할 것만은 아니다.순수한 우리의 청소년 명절을 「창조」해 냈으면.
1992-02-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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