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고치는게 능사 아니다

대입제도 고치는게 능사 아니다

임태순 기자 기자
입력 1992-01-24 00:00
수정 1992-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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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지 도난」 이후의 「개선론」 진단/광복뒤 10번 변경… 졸속대증수술 거듭/94년시행 새 제도 지금 손대면 대혼란

서울 신학대학의 문제지도난사건이후 대입제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대학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입시부정·학위남발등 그동안 나타난 학사부조리를 들어 대입제도를 종전보다 더욱 강화된 국가관리로 해야 한다는 소리 또한 높다.

상반된 두 주장에는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전자가 대학교육의 이념과 성격 등을 고려할때 학생선발권을 대학이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이상론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현실론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수 있다.

해방이후 우리나라 대입제도는 모두 10번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고려대 박도순교수(교육학)는 『대입제도변천사를 살펴보면 시기마다 약간의 굴곡이 있었지만 크게 보아 대학자율에서 국가관리체제로 변모해오다 최근에는 대학의 독자성과 특수성이 강조되어 다시 학생선발주체가 학교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학생선발권이대학에 있었을 때에는 부정입학·정원초과모집등 학사부조리가 문제점으로 대두돼 왔다.

이러한 학사부조리는 수요보다는 공급이 많았던 초기에는 일반의 관심권 밖에 있었으나 점차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대학의 자율성보다는 대입시험이 갖는 공공성도 확보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국가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가가 대입정책에 개입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은 국가고사와 대학별고사를 치르는데 따른 입시의 이중부담,대학선발기능의 약화,과열과외조장등으로 요약되고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듬어진 것이 오는 94학년도부터 적용되는 내신성적,대학수학능력시험,대학별고사에 의한 학생선발제도이다.

새 대입제도는 내신성적을 40%이상 반드시 반영하되 수학능력시험이라는 국가고사와 대학별 본고사라는 2개의 틀을 제시,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학생들을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 85년 교육개혁심의회에서 현행 대입제도의 문제점이 지적된뒤 88년 연구팀을 구성,3년동안의 연구와 공청회 등을 통해 확정된 것으로 대입선발고사가 가져야 하는 자율성과 공공성을 절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내신성적반영을 의무화함으로써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나아가 국가에서 출제하는 수학능력시험을 통해 공공성을 확보하고 대학별 본고사를 치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음으로써 대학의 학생선발기능도 충족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험지 도난사건이 나자 이런 취지에서 만들어진 새 대입제도가 시행도 되기전에 바꾸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다.

새 대입제도에 대한 반론은 주로 상위권 대학,학생·학부모보다는 일부 교수들이 제기하고 있는데 그들의 주장은 대입제도를 완전 대학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돌발적인 사건으로 대입제도가 시행되기도 전에 즉흥적으로 개정돼서는 안되며 대학의 관리능력,입시제도가 고교교육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교무처장 이성호교수(교육학)는 『장기적으로 볼 때 대입제도가 가야할 방향은 대학자율』이라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당장 국가관리 입시제를 폐지하고 각 대학에 일임한다면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며 급격한 제도변화에 따른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 또한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 모영기대학정책실장도 『대학의 자율관리능력,대입시의 고교교육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새 대입제도가 만들어졌다』면서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쳐 확정된 제도에 대해 시행되기도 전에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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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난해 예체능계대학 입시부정사건이 일어났을 때 입시관리를 국가에서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임태순기자>
1992-01-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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