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자유왕래전 법적 장애 제거”등 주장 고수/「대국적 결단」 없이는 합의서 채택 어려울듯
제5차남북고위급회담이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남북이 지난 10월 4차평양대좌에서 의제단일화 합의를 이뤄낸 후에 개최되는 첫 회담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5차회담의 초점은 남북이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라는 「그릇」만들기에 이어 그 그릇에 담을 내용에도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양측의 입장을 검토해 볼때 이번 5차회담의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못된다.오히려 「차수만 더하는 회담」,더 나아가 서로의 주장이 더욱 첨예하게 맞서는 회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보다 지배적이다.
특히 4차회담이 끝난 후인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있었던 4차례의 판문점대표접촉은 양측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리도 됐지만 동시에 양측의 입장이 쉽사리 접근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줬다는게 참가자들의 한 목소리다.
즉 합의서 내용절충을 위한 대표접촉에서 나온 양측의 절충안이 표현상 상당부분 접근하고 있어 타협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으나 양측의 제안들이 담고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확인해본 결과,그 차이는 본질적인 문제에까지 이르는 것들이었다는 지적이다.
양측이 휴전체제의 「평화상태로의 전환문제」를 함께 거론하고 있으나 북측은 이를 미국과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남측을 평화체제전환의 주체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자유왕래및 접촉」조항에 대해서도 북측은 「각계 인사들과 동포들의 자유로운 래왕과 접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여기에는 「제도적 법률적 장애」가 먼저 제거돼야하며 각계인사도 「통일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밟힘으로써 남측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남측은 합의서 채택후 쌍방의 긴밀한 협의와 연락을 위해 서울과 평양에 상설연락사무처를 두자고 했으나 북측은 이는 「두개의 조선」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필요하다면 판문점에 둘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을뿐이다.상호 언론개방에 대해서도 북측은 『동독이 망한 것은 서독TV 때문이다.남측이 이를 강조하는 것은 흡수통일을 기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양측의 이같은 공방은 기본적으로 「남측이 흡수통일을 기도하고 있다」는 북측의 주장과 「북측이 대남혁명전략노선과 하나의 조선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남측의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는데서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문제가 핵심이며 이같은 기본인식의 차이가 바로 서울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따라서 서로의 제안이 담고 있는 의미가 확연해진 이상 「대국적인 결단」에 의한 양보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한 합의서채택이란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불가침 보장을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조치 및 3통위원회설치문제에 있어서도 양측의 시각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남측은 남북간의 합의가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것이 되지 않도록 합의서의 이행을 보장할 수 있는 실천조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북측은 선언적이고 원칙적인 문제를 반이라도 합의서에 담아 문건화시키자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합의서내용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외에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북한의 핵사찰문제도 회담진전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북한의 핵사찰이행및 핵재처리시설포기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따라서 한반도 핵문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남측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의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외면한채 남북문제의 진전에만 매달릴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북한도 92년 팀스피리트훈련에 걸프전에서 사용됐던 신예무기를 동원할 것이라는 국내언론보도와 관련,강도높은 비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돼 남북양측이 의제밖의 문제로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회의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사찰수락과 뒤이은북·일수교회담의 타결,그리고 이에따른 남북고위급회담의 평가절하」라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않아 우리 정부가 북·일수교전 남북회담타결이라는 방침아래 과감한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지 않겠느냐는 기대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김인철기자>
제5차남북고위급회담이 10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남북이 지난 10월 4차평양대좌에서 의제단일화 합의를 이뤄낸 후에 개최되는 첫 회담이란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5차회담의 초점은 남북이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라는 「그릇」만들기에 이어 그 그릇에 담을 내용에도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양측의 입장을 검토해 볼때 이번 5차회담의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못된다.오히려 「차수만 더하는 회담」,더 나아가 서로의 주장이 더욱 첨예하게 맞서는 회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보다 지배적이다.
특히 4차회담이 끝난 후인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있었던 4차례의 판문점대표접촉은 양측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리도 됐지만 동시에 양측의 입장이 쉽사리 접근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줬다는게 참가자들의 한 목소리다.
즉 합의서 내용절충을 위한 대표접촉에서 나온 양측의 절충안이 표현상 상당부분 접근하고 있어 타협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으나 양측의 제안들이 담고있는 함축적인 의미를 확인해본 결과,그 차이는 본질적인 문제에까지 이르는 것들이었다는 지적이다.
양측이 휴전체제의 「평화상태로의 전환문제」를 함께 거론하고 있으나 북측은 이를 미국과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남측을 평화체제전환의 주체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자유왕래및 접촉」조항에 대해서도 북측은 「각계 인사들과 동포들의 자유로운 래왕과 접촉」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여기에는 「제도적 법률적 장애」가 먼저 제거돼야하며 각계인사도 「통일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밟힘으로써 남측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남측은 합의서 채택후 쌍방의 긴밀한 협의와 연락을 위해 서울과 평양에 상설연락사무처를 두자고 했으나 북측은 이는 「두개의 조선」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필요하다면 판문점에 둘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을뿐이다.상호 언론개방에 대해서도 북측은 『동독이 망한 것은 서독TV 때문이다.남측이 이를 강조하는 것은 흡수통일을 기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양측의 이같은 공방은 기본적으로 「남측이 흡수통일을 기도하고 있다」는 북측의 주장과 「북측이 대남혁명전략노선과 하나의 조선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남측의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는데서 출발한 것이다.
그리고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문제가 핵심이며 이같은 기본인식의 차이가 바로 서울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따라서 서로의 제안이 담고 있는 의미가 확연해진 이상 「대국적인 결단」에 의한 양보와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한 합의서채택이란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불가침 보장을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조치 및 3통위원회설치문제에 있어서도 양측의 시각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남측은 남북간의 합의가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것이 되지 않도록 합의서의 이행을 보장할 수 있는 실천조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북측은 선언적이고 원칙적인 문제를 반이라도 합의서에 담아 문건화시키자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합의서내용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외에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북한의 핵사찰문제도 회담진전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북한의 핵사찰이행및 핵재처리시설포기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이렇다할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따라서 한반도 핵문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남측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포기의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외면한채 남북문제의 진전에만 매달릴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북한도 92년 팀스피리트훈련에 걸프전에서 사용됐던 신예무기를 동원할 것이라는 국내언론보도와 관련,강도높은 비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돼 남북양측이 의제밖의 문제로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회의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사찰수락과 뒤이은북·일수교회담의 타결,그리고 이에따른 남북고위급회담의 평가절하」라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않아 우리 정부가 북·일수교전 남북회담타결이라는 방침아래 과감한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지 않겠느냐는 기대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김인철기자>
1991-12-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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