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여우/복수행각설/굳어지는 조작극

에이즈 여우/복수행각설/굳어지는 조작극

입력 1991-12-08 00:00
수정 1991-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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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되는 사실 속속 드러나/석연찮은 「웅진여성」의 기사보도 과정/조 기자 출두… “이씨 자료 보고 재구성”/“성남거주 「김양 어머니」 만난적 없다”/일기제공 작가 타사에도 게재 흥정/“사진의 주인공은 생존하는 여대 3년생”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월간잡지 「웅진여성」의 「에이즈여성 복수극」은 조작된 기사에 의한 「평지풍파」로 귀착되고 있다.

7일 검찰에 출두한 문제 기사의 작성자인 조금현씨는 『기사속에 소설가로 나오는 이상령씨(32)가 일기장과 사진을 갖고 다니면서 게재할 것을 권유,그 일기를 토대로 사실확인없이 기사를 작성했다』고 진술했다.그는 일기원본은 복사한 뒤에 돌려주었으며 『성남에 그녀의 어머니가 살고 있고 그녀를 만났다는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조씨는 『물론 사진의 얼굴이 누군지 알 도리도 없다』고 덧붙이고 있다.

문제의 이씨는 이날까지 행방을 감춰 검찰의 직접신문이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조씨의 진술과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상황은 분명해지고 있는 셈이다.「에이즈 여성복수극」은 결국 이씨가 「가공」의 사실을 각본을 쓰고 연출을 했으며 웅진여성과 조씨가 지면에 무대를 제공한 한판의 「픽션드라마」라는 것이 검찰관계자들의 중간수사 결산이라 할 수 있다.

검찰은 기사속에 「김모의원」으로 등장시키면서 작고한 김동영의원임을 쉽게 알수있게 묘사한 부분에 대해 고인의 유족측에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할 의사를 밝힘에따라 관계자들의 형사처벌을 위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검찰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에이즈복수극관련기사는 적어도 처음부터 4∼5가지 이상의 조작일 수밖에 없는 증거들을 내포하고 있다.

웅진여성은 에이즈에 걸린 미모의 여배우가 에이즈에 걸렸음을 확인한뒤 정·재계등 각계 유명인사 40여명과 관계를 가진뒤 지난해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쓰고있다.

이것이 이 기사의 요체이며 웅진여성은 「고급콜걸로 출입했던 D요정앨범에서 입수한 그녀의 사진」이라는 설명과 함께 미모의 여성사진을 눈을 가려 게재했다.

그러나 이 사진의 실제인물은 모여대 3학년에 현재도 재학중인 생존인물로 알려져 이 기사가 조작된 것임을 일차적으로 증거하고 있었다.

이보다 앞서 고김의원의 측근들은 김의원의 전립선암치료기록과 담당의사였던 서울대병원 김시황비뇨기과 과장등의 진료기록등을 통해 김의원의 무관을 분명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같은 입장표명은 정황판단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잠적한 이씨는 여전히 오히려 웅진쪽에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은 웅진과 이씨의 「책임미루기」로 성격이 바뀌어가고 있는 느낌이 짙다.이씨는 이날 자신이 지난달말까지 근무했던 주간연예스포츠 엄모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억울하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단지 『그러한 소문이 있다는 사실만을 웅진측에 전달했으며 일기와 구체적 내용 등은 모두 웅진여성에서 작성했다』는 것이 간접확인된 이씨의 변명이었다.

에이즈에 걸린 콜걸의 정·재계인사와의 대량성 관계기사는 지난 90년 「연예레이다」라는 잡지에 바로 이상령씨에 의해 쓰여졌다.이후 이 기사는 센세이셔널리즘을 선호하는 다른 여러 잡지에 의해 똑같은 양식,똑같은 사진으로 보도돼왔다.

따라서 검찰은 이씨가 문제의 일기를 직접 또는 다른 사람에게 작성케해 웅진여성에 건네준 것으로 심증을 굳히고 있다.

7일 문제의 일기와 이씨가 주간연예스포츠에 재직할때 남긴 육필원고를 육안감정한 필적감정사 이모씨(46·J인영필적감정원)는 『전체적으로 유사성이 보이나 자음과 모음의 구성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에」「ㄹ」「고」에서 유사한 반면 「ㅂ」「다」「ㅆ」에서 차이가 난다는 소견이었다.

사기사건등 전과4범인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웅진여성에 문제의 기사를 제공하기전 D·S등 다른 여성지에도 기사게재를 흥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때 이씨와 이 문제를 논의했던 D여성지의 한 기자는 『이씨가 「일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때문에 이씨가 문제의 일기를 자신의 필적을 바꾸어가며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아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는 웅진여성의 「에이즈여성복수극」에 대해 최종 단정을 내릴 수는없는 단계다.그러나 현재까지 나타난 수사결과 등은 이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을 예상보다 빨리 나오게 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국판 섹스스캔들」로 번질뻔했던 「에이즈여성복수극」은 결국 「엉뚱한 조작극」으로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사회1부 종합취재>
1991-12-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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