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10-12 00:00
수정 199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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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5월8일.서울 북달재 언덕에서 당시 카톨릭 조선교구장이었던 블랑주교(프랑스인)가 첫 삽을 떴고 6년의 대역사 끝에 1898년 5월29일 장엄한 고딕양식의 종현성당이 축성됐다.이것이 오늘의 명동성당.북달재의 한문이름인 종현이 해방이 되면서 명동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명동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성당(최초의 성당은 1892년에 축성된 서울 약현성당)은 아니지만 해방전 역대의 조선 교구장이 미사를 집전했고 지금은 추기경이 몸담고 있는 한국카톨릭의 상징.사적258호로 지정된 유서깊은 곳이기도 하다.이 성당이 최근 몇년동안 정치투쟁의 「성역」으로 얼룩졌었다.◆불법시위를 주도했던 일부 재야세력과 운동권학생들이 걸핏하면 이곳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살벌한 정치구호가 난무했고 화염병과 최루탄이 날아들어 난장판이 되곤 했다.견디다 못한 신도들과 주변상인들이 들고 일어나 명동일대를 「평화의 거리」로 선포한 것은 지난 6월18일.이러한 자구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제는 조용하고 깨끗해 졌다.◆그런데 지난 10일밤 이 성당에서 감미롭고경쾌한 선율이 울려퍼졌다.서울시립교향악단이 성당앞뜰에서 마당연주회를 가진 것.2천여명의 시민이 모여든 이날 연주회에서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생명의 양식」을 합창하자 청중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촛불을 밝혔고 「밀양아리랑」「천안삼거리」등 우리민요가 연주될 때는 박수를 치면서 기뻐했다.참으로 흐뭇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이 연주회를 계기로 명동성당은 5백석 규모의 문화관을 연극·연주회등을 공연하는 장소로 개방한다고 한다.이 유서깊고 아름다운 성당이 영원토록 「평화와 사랑의 나눔터」가 되기를 바란다.

1991-10-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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