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없는 민주대표 연설/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비전없는 민주대표 연설/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1-10-09 00:00
수정 1991-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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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본회의에서 행한 민주당 이기택공동대표의 대표연설은 야권통합이후 처음이자 내년도 선거정국을 앞둔 야당대표의 13대국회에서의 고별연설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통합으로 인한 야권의 체질변화와 14대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비전제시에 대한 기대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이날 특히 과거 구민주당시절 즐겨쓰던 「정권퇴진」등 정치성 구호는 가급적 배제하고 25쪽의 연설문안중 10여쪽을 민생·경제분야에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이같은 경제문제에 대한 관심은 광역의회선거에서 야권의 대패로 확인됐듯이 작금의 국민적 관심사는 요란한 정치성 주장보다는 민생안정과 복지추구라는 점에서 일단은 바람직한 변화라 여겨졌다.

그러나 이처럼 형식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용면에서는 흑백논리식 비판만 있었지 금융실명제 이외에는 실현가능한 대안제시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이 타결되면 농업자체가 회생불능의 상태에 빠진다』고 경고하면서도 우루과이라운드가 실패할 경우 우리 공산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그리고 『농업구조의 획기적인 조정과 유통구조의 개선을 통해 농업의 현대화를 기하고 작목별 주생산단지를 적극 육성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정부가 이미 시작했거나 착수키로 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전혀 감흥을 주지 못했다.

더욱이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재정의 강화차원에서 정부의 방만한 재정지출 확대를 질책하면서도 『국제수지 개선을 위하여 기술및 인력개발투자,사회간접자본 확대등의 대책이 이미 88년부터 시작됐어야 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모든 정책에는 「빛」과 「그늘」이 있게 마련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늘진 부분만 무조건 부각시켜야 하겠다는 「강박관념」이 이처럼 대안없는 비판을 낳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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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10-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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