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는 스웨덴 등의 스칸디나비아반도와 덴마크의 유틀란트반도로 대서양쪽의 북해와 갈라져 있는 우리 동해보다 좀 작은 43만㎦의 내해다.옛 이름은 호박의 산지로 알려진 마레수에비쿰.독일말로는 오스트제(동해)다.그 동쪽에 위치한 소련의 대서양관문이 이른바 발트3국.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다.◆이들3국은 역사·문화 등 어느 면으로보나 소련보다는 유럽쪽에 가까운 나라들이었다.13세기엔 독일기사단의 통치를 받았고 17세기에 이르러선 에스토니아는 스웨덴,라트비아의 일부는 폴란드에 각각 점령되고 리투아니아는 독립을 유지했다.18세기들어 제정 러시아에 병합되었다가 러시아혁명후 독립했으나 40년에 모두 다시 소련방의 일원으로 강제편입되는 약소민족의 비운을 겪기도.◆소련공산당의 탄압은 무자비한 것이었다.스탈린이 군을 투입,하룻밤 사이에 발트3국의 주민 5만여명을 가축운반용 트럭에 실어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시킨 것이 41년 6월의 일.많은 가족들이 이산의 비극을 감수해야 했다.그리고 나치학살과 만행의 비운을 거쳐 다시진주한 소련군은 민족지도자들을 학살하고 수 십만을 또다시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시켰다.◆소련을 조국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원한과 적개심의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역사의 전개다.그 심정은 일제때의 우리 심경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이 간다.페레스트로이카이후 공산당의 무자비한 총칼 탄압이 수그러들면서 제일먼저 그들의 한과 분노가 터진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그들의 탈소독립이 마침내 이루어지게 되었다.결사 반대하던 소련방보수파쿠데타의 실패가 그것을 오히려 촉진시킨 것은 아이로니컬 하기도 하다.소련방지도자들이 가장 우려하던 타공화국들의 탈소독립사태를 촉발할 것 같지도 않다.그렇다면 페레스트로이카는 차라리 무거운 짐 하나를 덜게되는 것이 아닌가.발트3국의 독립이 소연방붕괴위기 극복의 극약처방이 되었으면 한다.
1991-09-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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