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소 공산독재의 조종을 들으며…/각계 반응

종주국 소 공산독재의 조종을 들으며…/각계 반응

입력 1991-08-28 00:00
수정 1991-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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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문제로 사회불안 야기시키는 일 사라져야/소 현대사가 민주체제의 우월성 입증/자유의 맛본 시민들이 권위주의 거부/북한도 더 큰 사태 맞기전에 개방·개혁 나서야/정정 안정때까지 경원 신중히… 우리는 조기통일준비 서두를때

소련 공산당과 연방의 붕괴를 지켜본 각계 인사들은 자유와 인권을 맛본 사람들을 권위주의 체제로 묶어 놓으려는 시도는 역사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어리석은 짓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경제운용의 지표가 없는 공산주의의 경제적 실패에 환멸을 느낀 소련국민들 사이에 서방세계등 자본주의체제의 풍요와 자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넓어져가면서 소련공산당의 붕괴를 가속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같은 사태가 종국적으로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불러 일으켜 통일이 앞당겨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종일씨=소련에서의 거대한 「지각변동」은 예상된 것이다.20세기초 유럽 근대사상인 합리주의의 대안으로서 「착취가 없는 완전한 인간상」을 정립하려 했던 소련식 정치발전모델이실패한 것이다.

빵과 자유를 맛본 소련사람들을 정치·경제·사회적인 면에서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종교적인 권위를 빌리지 않고 순수한 인간의 힘만으로 합리적인 사회를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더욱이 60년대부터 소련은 혁명적 개혁을 통해 지도자와 정치제도를 바꾸는 외에 소유욕과 공격적인 속성을 가진 인간마저도 「창조적 개조」의 대상에 넣었으나 인간의 본성은 여전히 「의식적인 통제대상」으로 할 수 없음이 증명된 것이다.

소련에서의 「지각변동」은 가까운 중국·북한에도 조만간 「미진」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가까운 장래에 이같은 움직임이 소련내 보수·반동세력에 의해 멈춰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김봉석씨=보수·반동세력의 쿠데타가 3일천하로 막을 내린후 소련 공산당이 급격히 몰락하게 된 것은 경제적 실패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이미 공산당이 주장했던 「공동분배」는 권위주의적 통제체제아래에서 「공동빈곤」만을 초래했으며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존중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어떤 이상적인 이념이나 사상도 한낱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히 입증됐다.

차제에 북한도 더이상 자멸의 길을 걷지 말고 하루속히 개방과 개혁의 역사적 장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김성태신부=소련 공산주의의 몰락은 종교적으로 볼때 유신론의 무신론에 대한 극복으로 이해된다.

소련 정부통제에 의해 겉으로는 종교가 사라진 듯했지만 내적으로는 종교적 흐름이 계속돼온 것을 알 수 있다.그리스도교의 한 계통으로 러시아에 유입된지 1천년이나 된 동방정교회가 1세기에도 못미치는 탄압을 받았다고 사라진다는 것은 예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소련의 최고지도자인 고르바초프도 어렸을때 할머니 손에 이끌려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임동승씨=비록 쿠데타라는 계기가 있었다고는 하나 70여년간 계속된 소련의 공산체제가 이처럼 쉽게 허물어지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특히 개별 공화국의 독립 움직임과 함께 연방체제가 급속히 해체됨에따라 소련의 앞날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경주해온 연방중심의 협력관계는 당연히 공화국중심으로 전환돼야 하겠지만 당분간 사태진전을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본다.즉 연방정부와 약속한 30억달러 경협이행문제를 당장 저버릴 수는 없겠지만 우선 혼란이 진정될 때까지 현금결제가 가능한 교역에만 치중하고 투자는 유보하는 지혜도 발휘해야 할 것이다.소련은 지금 정치적으로 보수세력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경제적으로도 비록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다 할지라도 상당기간동안 혼란을 겪을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고흥문씨=최근의 소련사태는 자유민주주의 이름 아래 진행된 민중혁명으로 18세기 프랑스혁명에 비견할 역사적 사건이다.이로써 공산주의는 종막을 고하게 되었다.잔여 공산국가,특히 북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여 서두르지 말고 통일준비작업에 나서야 한다.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소련혁명의 완성이다.여기에는 두가지장애,즉 경제문제와 소수민족문제가 있다.따라서 생필품 부족 등으로 허덕이는 소련에 대해 서방국가들의 지원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또 소련의 각 공화국들의 독립선포로 연방이 해체될 경우 정치불안과 유럽정세의 불안정이 예상되는데 이점에 대한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협력도 절실하다.

△이재운씨=소련 공산당의 몰락은 소련 자체의 사회주의 붕괴보다도 다른 공산국가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더 큰뜻이 있다.

아직까지 사회주의를 지키고 있는 중국도 소련의 영향을 받아 노선을 수정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고 민주화의 길을 걸을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도 이같은 국제정세와 뒤처진 내부경제사정 등으로 사회주의 노선을 끝까지 견지할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유엔공동가입과 국제적 핵사찰승인,일본과의 수교문제등 방향전환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에서 북한의 변화된 모습은 이미 읽을수 있고 더욱 가속화되리라 전망한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교류와 협력을 통한 대북접촉을 더욱 강화해 나가 남북한의 동질성 회복과 통일의 길을 앞당기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허영자씨=소련 공산당의 몰락은 공산주의 이념이 그 인도적이고 범인류적인 세계적 이상으로서의 성격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말았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친 그같은 이념이 70여년간 지탱해왔다는 사실이 기적으로 여겨지기조차 한다.

소련 공산당의 붕괴와 공산주의 이념의 붕괴는 자동적으로 자유민주체제의 우월성을 입증해 주었다.그러나 우리는 그에 자만하지 않고 자유민주체제의 약점을 보완·치유하는 등 궤도수정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자유민주주의체제 또한 「부익부·빈익빈」현상 같은 분배의 불공평 등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비로소 하나가 된 세계는 인류공동체로서의 의식을 공유하고 현재의 진통을 잘 수습,마무리하여 명실공히 인류의 진보와 번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1991-08-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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