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08-18 00:00
수정 1991-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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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내용과 형식으로써 이루어진다.사람을 놓고 봐도 그렇다.수양된 인격이나 지식이 내용이라면 생김새나 입음새 따위는 형식쪽.양자는 상보관계 속에 있다.◆깊은 뜻을 갖는 애국애주에도 형식의 측면은 있다.기념식 때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해 경례하는 것이 그것이다.그게 무슨 애국애족이냐 할지도 모르지만 형식이 내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세상사.존경의 형식이라 할 인사가 존경의 내용으로 통하는 것과도 같다.국경일에 국기를 다는 것도 그런 이치.형식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애국애족의 내용으로도 이어진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태극기가 오를 때 눈물이 나는 것은 형식이 내용으로 파고든 까닭 아니겠는가.◆더러 형식을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내적전개가 깊고 넓은 층에서 더 많이 발견되는 현상.예컨대 학문하는 사람이 외모에 둔감한 따위가 그것이다.그런 층에서 하기 쉬운 생각­<국경일에 태극기 안단다고 비애국인가.어떻게 애국애족하고 있는가가 중요하지>.「내용」만을 생각한 때문이다.그것은 형식에 치우칠 때자칫 진실한 내용을 외면하기 쉽다는데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지난 광복절에 국기게양 현황을 조사한 곳이 있다.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에서 서울등 12개 도시를 중심으로 조사한 것이 그 첫째.그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의 게양률은 26%인 것으로 나타났다.국무총리실 대민감사반이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고소득층 아파트 밀집지역 30%,중산층 지역 23%,서민층지역 15%였다니까.이 조사에서 주목할 대목은 S대교수 아파트의 경우 60가구중 4가구만이 게양했다는 사실이다.◆국기게양 여부로 애국심을 가늠할 수는 없다 치자.하지만 국민으로서 애국하는 형식을 찾자는 약속이 국기게양.「교수촌 6%게양」이 썩 좋게 들리진 않는다.

1991-08-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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