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외언내언

입력 1991-05-11 00:00
수정 1991-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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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렵다기보다 불가능하다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완벽한 일인독재와 철저한 통제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 우리가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그쪽 권력층의 입장에서는 최상의 정책. 실상이 그대로 노출될 경우 체제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들의 말이나 글을 듣고 읽으면서 『아,이것이 북한사회이구나』라고 속단한다면 큰 잘못. 평양을 돌아보고 지방을 살펴보았다고 해도 모두가 「연출」과 「안내」에 의한 「관광」일 뿐 그 쪽 사회의 실상은 여전히 두터운 베일에 가려져 있다. 때문에 북한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이나 글은 그 나름의 시각으로 각색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IPU 평양총회. 이 총회에 참석했거나 취재했던 사람들의 글이 요즈음 국내외 신문과 통신에 의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 내용은 각양각색.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한가지 흥미있는 사실은 외국인의 방북기는 북한을 규탄하고 비판하는 쪽인 데 비해 우리것은 대단히 온건한 편. 북녘도 조국 땅이고 「인민」들도 같은 핏줄을 나눈 겨레이므로 그 사회의 삶을 가능한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런데도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남쪽 의원들의 방북기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악의에 찬 반공모략선전」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평양방송은 지난 7일 『남조선 당국자들과 어용나팔수들은 우리 체제를 헐뜯고 비방·중상하는 모략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논평. ◆북한당국은 지극히 온건한 방북기를 매도하는 것과 함께 「남쪽 어린이들은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다」는 그야말로 악의에 찬 중상·비방을 일삼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들의 상투적인 선전·선동으로 외면해 버릴 수밖에 없지만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1991-05-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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