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련/「북방섬·경협」 극비흥정 가능성

일본 소련/「북방섬·경협」 극비흥정 가능성

강수웅 기자 기자
입력 1991-04-18 00:00
수정 199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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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선협상」 통한 해결책 제시할듯/소/「양보안」 걸맞는 경협규모 관심거리/일/고르비­가이후 대좌의 뒤안

일·소간 최대 현안인 북방영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3차 정상회담은 배석범위를 통역 등 7명에만 국한,사실상 고르바초프­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양자의 대좌형식으로 전개되었다. 쌍방은 이미 16일의 제1차 정상회담때부터 이 문제에 관한한 협의내용을 공표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3차회담의 내용도 알길은 없다.

○소,「영토문제」 첫 거론

그러나 이 회담에서는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았지만 4차회담에서 상당한 「흥정」이 이루어질 것이며 지금 당장 북방 4개섬 전부가 반환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해결의 실마리가 예상보다 빨리 잡힐 것이 아닌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것은 소련이 최후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으며 정석대로의 수순을 밟아 정치 레벨에서 결정할 의도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같은 조짐은 1차회담 때부터 나타났다. 3시간에 걸쳐 행해진 제1차 정상회담은 그 절반을 영토문제에 할애,이 문제에 협의의중점이 두어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 자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영토문제」라는 표현을 여러 번 사용했다. 소련은 지금까지 『일·소간에는 영토문제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공식입장에서 「영토」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피해왔다. 따라서 이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영토」라고 분명히 밝힌 것은 처음이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1차 정상회담의 내용은 다음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영토문제의 협의내용 비공표,둘째 일·소관계의 근본적 개선,셋째 일본 병사의 시베리아 억류사죄,넷째 경제협력 등이다. 이들 내용은 그 어느 것이나 영토문제와 직결된다. 이렇게 볼 때 제1차 일소 정상회담은 쌍방이 극히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논의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이 자리에서는 그 어떤 양보나 제안은 없이 자신의 주장만을 개진,접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제1차 회담에서 이러한 궤적을 밟았다는 것 자체가 소련측도 일소간에 영토문제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증거이며 해결의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7일 상오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 위원장과의 조찬석상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 응수했다. 도이 위원장은 『북방 4개섬의 주권확인이 일본 국민의 여론』이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일,협상발판은 마련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본의 여론도 있으나 소련의 여론은 반대하고 있다』며 국민여론을 토대로 검토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 같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과 그의 행동의 「의외성」에 비춰볼 때 4차 정상회담에서는 소련측으로부터 그 어떤 「양보안」이 제시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동행한 소련의 한 소식통은 17일 북방영사문제에 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몇가지 제안중에는 어떤 섬을 반환하겠다고 직접 제안하는 대신 「국경획정의 대상지역」을 명시함으로써 섬을 돌려주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대상지역」에는 어떤 섬이 포함되는가를 명확히 하고 이 지역에서의 국경획정은 쌍방이 계속 협의해나가는 가운데 합의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 안은 영토문제에서 대폭 진전을 기대하고 있는 일본측과 국내사정 때문에 이번 방일에서 명확한 선을 제시할 수 없는 소련측과의 타협안으로서 마련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같은 여러가지 상황에 비춰볼 때 18일 하오 발표예정인 일소 공동성명에는 일본측 희망대로 「영토문제」라는 표현을 삽입,앞으로의 대소 교섭에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일본측은 영토문제 해결은 비관적인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제1차 정상회담에서부터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예상 이상의 효과를 올렸다. 그 배경은 말할 것도 없이 소련의 경제사정이다. 현재의 국내 정치상황에 비추어 외국방문이 곤란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이 시기에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를 계기로 태평양지역 진출의 발판을 삼아 미국의 극동전략에 쐐기를 박겠다는 정치적 노림수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는 역시 「경제협력」에 주안점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세계에서 소련에 경제협력을 할만한여력을 가진 나라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 이들 국가에서 경제·기술협력을 받아 소련경제를 부흥시킴으로써 위기에 처한 고르바초프 자신의 국내 정치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에 대해 영토문제에 관한 어떤 「언질」이 필요하다.

과연 짐작대로 소련측의 양보안이 제시됐을 경우 앞으로는 일본측이 얼만큼의 경제협력을 해야하는 가라는 정치결단을 내려야 할 차례라고 도쿄의 외교가는 보고 있다.<도쿄=강수웅 특파원>
1991-04-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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