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상품 불량률(사설)

우려되는 상품 불량률(사설)

입력 1991-03-12 00:00
수정 199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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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상품의 품질저하 현상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 같다. 해가 갈수록 상품의 품질이 향상되기는 커녕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걱정스런 사태가 아닐 수 없다. 품질저하 현상이 최근 몇년동안 해마다 심화되고 있고 그 원인이 물적요소에 의해서가 아니고 인적요소에서 찾아지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주 공업진흥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2백95개 수출검사품목의 불합격률이 지난 88년의 3.1%에서 작년에는 6.2%로 2년 사이 두배로 증가했다. 우리의 경쟁대상국인 일본이 최근 3년사이에 전자와 자동차 분야에서 불량율을 평균 6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있으며 불량율을 과거 1백분율(%) 개념에서 1백만분율(PPM) 차원으로 낮춰가고 있는 추세에 비교할 때 매우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우리상품의 품질경쟁력이 이처럼 해마다 저하되고 있는데 반해 선진국은 오히려 향상되고 있다는 것은 수출주도형 경제개발을 추진해 왔고 앞으로도 수출에 의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나가야할 우리로서는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다. 수출상품의 대외경쟁력은 대체로 가격과 품질 두가지로 대별된다. 우리는 미국의 통상압력에 의하여 원화를 절상하지 않을수 없었고 이로인해 가격경쟁력이 크게 저하되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약화된 가격경쟁력을 커버해 주려면 품질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품질경쟁력마저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경영자 2백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44.5%가 우리상품의 경우 『가격 및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지난해 조사때는 불과 26.3%만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조사는 우리상품의 대외경쟁력 상실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상품의 수출이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대외경쟁력의 저하,즉 품질경쟁력의 약화가 원자재와 부품 등 물적요소를 잘못 선택한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품질저하의 첫번째 요인은 근로자의 성실성 부족이다. 우리는 최근 몇년동안 정치의 민주화과정에서 격심한 노사대립을 경험한 바 있다.

노사간의 대립과 마찰과정에서 걸핏하면 파업과 태업이 발생했었다. 이와 동시에 근로자들 사이에 일하기를 싫어하는 풍조가 유행병처럼 번졌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국민들은 일본인들에 비해 일마무리 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근로분위기마저 이완됨으로써 제품의 불량율이 최근 2년사이 2배로 늘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금의 상태는 개별기업들의 간헐적인 품질관리운동으로 문제를 풀기 어렵게 되어 있다. 정책당국도 그 심각성을 인정하고 정부·공공기관·대학이 공동으로 범국가적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선진품질관리기법을 개발키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점은 근로자들이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갖고 정성과 열의를 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만드는 제품에 대해 무한한 애착심을 갖고 끝마무리를 하는 것이 최대의 품질관리 운동이다.
1991-03-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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