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배달 자리 하나 얻어 하기가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오래 된 일도 아니다. 40대이상 이면 보고 겪었던 사실. 그렇게 고학으로 고등학교·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건만 지금은 신문사 지국을 맡아 하는 사람들이 애먹는 것중의 하나가 이 신문배달 구득난. 학생들은 거의 없어지고 부녀자들이 많이 갈음하고 있다. 그것 안해도 학교 다닐 수 있게 되었고 그 시간에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측면도 있겠으나 고되고 힘드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풍조도 가세한다. 하기야 태엽감아주는 것까지도 귀찮아 밥주는 시계가 스러진지 오래된 세상. 풍요화·문명화는 사람을 나태화하는 가. ◆각종 공사 현장에서는 잡역부가 모자란지 오래다. 농촌의 인구는 차츰 줄어든다. 이또한 고되고 궂은 일은 안한다는 시류때문. 수출공단 등 전국의 산업 현장에서도 생산직 근로자를 못구해 아우성이다. 엊그제 노동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현재 전국 사업장의 부족한 근로자 수가 16만5천여명으로 사상 최고에 이르렀을 정도로. 그런데도 화이트칼라 지향의 대학 졸업자는 또 취직을 못한 채 빌빌거린다. ◆노동은 신성하다느니,일하며 흘리는 땀은 진주라느니 하는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는 없다. 그런 말일수록 넥타이 맨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지만 산업현장의 인력난은 어떻게든 풀어내야 할 심각한 당면과제. 수출에 지장을 주는 등 우리 경제를 후퇴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떤 사회같이 강제 노역으로 몰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여간 산업현장으로의 유인제공에 지혜를 모으는게 새해의 중요한 현안아닌가 한다. ◆쉽게 돈버는 사람을 볼때 착실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의욕은 꺾이는 법이다. 걱정되는 것은 고되고 힘든 일을 피하면서 쉽게 돈버는 쪽으로 머리를 쓰다가 자칫 악의 구렁으로 빠져드는 일. 너나없이 제 분수를 생각해야 할 때다.
1991-01-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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