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인생은 65세부터 다시 시작”

대처,“인생은 65세부터 다시 시작”

입력 1990-11-28 00:00
수정 1990-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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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과 송별연서 「철의 여인」다운 고별사/재단운영·회고록 집필 등 바쁜 일정 보낼 듯

영국역사상 가장 긴 11년간 총리직을 맡아온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다우닝가 10번지를 떠나는 절차는 신속하면서도 평범하다.

짐꾼들이 그녀의 사물을 끌어내고 있는 동안 대처는 새로 차릴 사무실용품을 사기 위해 쇼핑을 시작했다.

『어머니는 장차 회고록을 쓰시겠지요.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이삿짐 빨리 꾸리는 법에 대한 안내서를 쓸 수 있을 거예요』­짐싸기를 거들던 딸 캐롤(37)은 TV기자가 대처총리의 장래계획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전임자들에 비하면 대처가 받아놓은 6∼8일 후의 이사날짜는 아주 느긋한 편이다.

대처가 밀어낸 노동당의 제임스 캘러헌 전 총리의 경우 지난 79년 5월3일 대처가 총리로 취임하자마자 하루도 안돼 관저를 비워줘야만 했다.

의회와 지척인 다우닝가 10번지의 17세기 건물을 채우고 있는 가구와 은제·식기·샹들리에·유화 등 값진 물건들은 대부분 국가재산이지만 11년반 동안이나 한 주인이 써온만큼 옷가지외에 물건도 늘어났다.

대처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수많은 상자에 차곡차곡 쌓인 개인문서들로 이는 모든 출판업자들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철의 여인의 회고록」의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이밖에 사퇴발표 후 전세계로부터 그녀의 문앞에 보내진 1천여개의 꽃다발과 하루 1천여통씩 쌓이는 지지자들의 편지도 새로운 이삿짐 목록으로 추가됐다.

대처 총리는 26일 밤 측근보좌관으로부터 청소부에 이르는 2백명의 총리실 직원들을 위해 송별연을 베풀었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인생은 예순다섯부터 시작된다. 나는 이제 미래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선언,사임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때와는 판이한 면모를 과시했다.

세실 파킨슨 운수장관에 따르면 대처총리는 각료들에게 퇴진결정을 발표할 때 울었으며 다른 3명의 장관들도 따라서 눈물을 흘렸고 나머지 각료들은 침묵속에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는 것.

대처의 장래계획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추측만 난무하고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일에 빠지는 그녀의 성격으로 미루어 1만7천5백파운드(3만5천달러)의 연금이나 받으며 에드워드 히드 전 총리처럼 불만에 가득찬채 평범한 의원노릇을 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일각에서는 그녀가 여왕으로부터 백작부인 작위를 받고 상원에 나와앉아 지루한 의사일정을 지켜보고 있게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고 모유럽은행을 운영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보좌관들은 그녀가 런던 중심부에 개인사무실을 구해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자유시장 정치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재단을 운영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

대처는 지난 85년 런던에서 동남쪽으로 약 11㎞ 떨어진 곳에 40만파운드(80만달러)를 주고 2층집을 장만,앞으로는 이곳을 거처로 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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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캐롤은 「어머니가 지난 12년동안 한번도 슈퍼마켓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식료품을 잔뜩 주문했다면서 『어머니가 총리직은 물러났지만 진짜 은퇴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1990-1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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