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 없는 학교앞 술집 추방/오승호 사회부기자(현장)

「묘수」 없는 학교앞 술집 추방/오승호 사회부기자(현장)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0-11-24 00:00
수정 1990-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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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생들 연일 “맥빠진 구수회의”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있는 성신여대 학생들은 요즘 꽤나 골치가 아프다.

『학교 이웃 돈암동 일대의 향락문화를 어떻게 하면 싹쓸어 내고 새로운 대학거리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보곤 하지만 딱부러지는 대책이 나올리 없다. 결국 여러사람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토론회까지 열었다.

22일 낮 인문사회대 현관 앞에 모인 30여명은 이생각 저생각들을 내어놓고 무엇인가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학생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한결같이 『돈암동거리가 더이상 「일본노래의 거리」 「룸카페의 거리」 「왜색문화의 거리」로 지탄받아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의 이같은 고민에 특히 불을 지른 것은 최근 한 여성잡지가 9월과 10월호에 잇따라 이 일대 이야기를 흥미거리로 다룬 때문이었다.

상당수 학생들은 이에대해 『여성을 상품화 시키는 퇴폐적 기사』라고 비난하며 해명과 함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총학생회 「학원자주화 추진위원회」 김호영양(22·사회학과 3년)은 『학교주변 상가사람들 가운데는 아예 성신여대가 없었으면 마음놓고 장사를 해 수입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까지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분개하면서 『하루빨리 모든 대학인이 앞장 서 퇴폐·향락문화를 추방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학생은 『학우들 모두가 분노하고 있는데도 총학생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어서야 되느냐』면서 『퇴폐·향락·과소비문화에 대해 거리에 대자보를 내붙이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시간 남짓 진행된 토론회에서 학생들은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성신인이 주체되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내고 『전철역 근처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 일본 노래가 이제는 학교정문앞 옷가게에서까지 태연히 흘러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화려한 카페보다는 교정의 벤치에서 얘기를 나누고 친구를 만나는 장소도 카페보다는 서점으로,외국차인 커피보다는 몇 안되는 전통찻집을 애용하는 생활을 하는 것이 진정한 공동체 문화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의 표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주변의 환경오염문제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닐진대 성신여대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대학에서,그리고 당국과 이웃 주민들이 다함께 우리의 대학거리를 보다 건전하게 가꾸어 나갈 수는 없는 것인지….
1990-11-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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