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당하는 볼셰비키혁명/73돌 맞아 소서 옛「영광」 퇴색

외면 당하는 볼셰비키혁명/73돌 맞아 소서 옛「영광」 퇴색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0-11-07 00:00
수정 1990-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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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공등서 경축일 공식 폐지/군 반대속 일부 시선 반정시위 허용/“혁명 아닌 테러”… 시민단체들,희생자 추모행사 벌여

볼셰비키혁명이 7일로 73주년을 맞는다. 위대한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레닌의 볼셰비키혁명은 그러나 사회주의의 퇴조와 함께 「빛바랜 영광」으로 그 의미가 축소되고 있는 느낌이다.

볼셰비키혁명은 지난 1917년 멘셰비키의 임시정부를 무너뜨린 10월 혁명으로 소련 최대의 국경일로 경축되어 왔다. 혁명지도자 레닌은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연방을 창설하며 소련국민의 절대적 존경과 흠모를 한몸에 받아왔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도 소련사회를 개편하는 「평화적 혁명」을 주도하면서도 레닌이즘만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성대한 볼셰비키혁명 기념행사를 위해 지난달 10일 포고령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소련 군부와 공산당의 보수파 지도자들도 혁명이념의 계승 발전을 위해 위엄있고 화려한 기념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소련의 사회구조 변화와 동유럽의 공산주의체제 붕괴 등동구의 대변혁 이후 사회주의 실험이 시작된 볼셰비키혁명은 소련과 동구에서 이제 더이상 최대의 국경일이 아니다.

발트해 3국중의 하나인 라트비아공화국은 지난날 3일 볼셰비키 혁명기념일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라트비아공화국은 더 나아가 이날을 「공산주의 공포에 희생된 날」로 지정했다.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공화국과 함께 아르메니아공화국도 이날을 평일로 만들었다. 15개 공화국중 거의 절반이 올해 볼셰비키혁명 기념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급진개혁파 지도자들은 악화된 경제상황을 감안,올해의 기념행사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스크바시 의회 집행위원회는 지난 1일 모스크바시내의 군사퍼레이드와 함께 모스크바 유권자동맹의 항의시위도 동시에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개혁파인 포포프시장이 이끄는 모스크바시의 이같은 결정은 볼셰비키혁명 기념일이 더이상 소련국민 모두가 함께 축하해야할 소련 최대의 국경일이 아님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모스크바 유권자동맹은 이날을 「정치적 희생자를 기억하는 날」로 정하고 공산당본부가 있는 스타라야 광장에서 기념식을 갖고 반체제 핵물리학자 고 사하로프박사가 살던 치가로와 거리의 아파트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소련 제2의 공화국인 우크라이나의 시민단체인 「루프」도 당국의 군사퍼레이드에 항의,반군사 시위를 계획하고 수도 키예프에서 「공산당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 행사를 갖는다.

백러시아,타지크,우즈베크,카자흐,키르기스공화국은 공식적인 군사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으나 민족분규와 생필품 부족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어 진정한 축하행사가 될지 의문시 되고 있다.

각 공화국에서 볼셰비키혁명 기념행사에 대한 거부운동이 확산되자 소련정부는 모스크바시 군사퍼레이드 규모를 축소했다. 군사행진에 동원되는 군병력을 지난해의 9천3백명에서 8천6백명으로 줄이고 행사시간도 1시간에서 35분으로 단축시킨 것이다.

볼셰비키혁명 기념행사의 이같은 변화와 함께 일부에서는 10월혁명은 「국가적 비극」이며 많은 피를 흘린 쿠데타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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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이즘은이제 더이상 모든 소련인들의 마음의 고향이 아니며 소련의 다당제 채택과 시장경제로의 전환으로 볼셰비키혁명의 역사적 의미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이창순기자>
1990-11-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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