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소 외무회담서 오간 얘기들

한ㆍ소 외무회담서 오간 얘기들

입력 1990-10-02 00:00
수정 1990-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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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가입문제 북한 설득을” 한/“한ㆍ소 만남이 아ㆍ태안정 시작” 소

한ㆍ소 외무장관 회담은 1일 낮 12시15분경에 시작,곧바로 실질토의에 들어가 약 35분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회담에 배석했던 정의용 외무부대변인이 밝힌 한ㆍ소 양국 외무장관의 대화내용이다.

▲최호중장관=오늘 우리의 회담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장관=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의 만남은 아ㆍ태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시작이 될 것이다. 지난번 양국 정상간의 샌프란시스코 회담은 단순한 상징에 그치는게 아니라 경제ㆍ통상부문에서 시작된 양국관계가 이렇게 정치적 차원의 유익한 회담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 근거가 됐다. 이제 남한이라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세계평화와 안보를 논의할 수 없게 됐다.

▲최장관=수교 발효시기에 대해 귀측은 내년 1월1일로 하자고 얘기하고 있는 데 오늘 이렇게 만났으니 바로 국교를 수립하는게 어떠냐.

▲셰바르드나제장관=비록 내년 1월1일에 수교가 발효되더라도 법적으로는 오늘을 수교일로볼 수 있지 않느냐.

▲최장관=국교수립이라는 좋은 일을 하는데 지연시키거나 주저할 필요가 없다. 특히 아동정상회의가 열리는 날에 맞춰 한ㆍ소간 외교관계가 시작되는 것은 더욱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여기서 최장관은 수교시기와 관련한 우리측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정의용대변인이 설명).

▲셰바르드나제장관=좋다.

▲최장관=그럼 공동 코뮈니케문안을 수정하자(이에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문안을 가져오게 해 자신이 직접 수교일자를 9월30일로 수정).

▲셰바르드나제장관=우리가 제일 먼저 할 일은 대사관을 세우는 일이다. 방문시기는 앞으로 대사관이라는 정상적 외교경로를 통해 논의하자.

▲최장관=아울러 우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을 희망한다. 노대통령도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장관=정상들의 교환방문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그러나 방문시기는 정상들의 사정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일단 귀국해서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하자. 오늘 우리의 수교결정이 남북관계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유엔가입문제는 남북간에 협의해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최장관=오는 10월16일 평양 고위급회담에서 유엔가입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소련도 유엔가입의 보편성원칙에 따라 북한을 설득해 달라.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많은 나라 대표들이 우리의 유엔가입을 지지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시키고자 한다.

▲셰바르드나제장관=총리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다시한번 명확히 확인해라. 남북분단은 인위적인 것인 만큼 꼭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
1990-10-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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