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부는 「소련바람」/최홍운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한반도에 부는 「소련바람」/최홍운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최홍운 기자 기자
입력 1990-09-08 00:00
수정 199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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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 우리 겨레는 물론,전세계의 눈과 귀가 온통 남북 고위급회담에 쏠려 있던 지난 며칠동안 서울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미국과 소련ㆍ일본 등 태평양연안 20개 국가의 검찰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약ㆍ테러ㆍ환경오염 등 날로 국제화되고 있는 범죄에 공동대처하는 방안등을 논의했던 제2차 아ㆍ태지역 검찰총장회의가 그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ㆍ소 검찰총장의 첫 대좌,건국이후 일본검찰총장의 첫 방한,한ㆍ호 범인인도조약 첫 체결 등 큰 의미를 지니는 결과가 많이 나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성과는 검찰수뇌들이 때마침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폐막때 채택한 「서울선언」에 「평화적이며 정당한 방법,즉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지기 바란다」는 조항을 만장일치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이다.

오랜 우방인 미국은 물론,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과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일본,남의 나라 일에 잘 끼어들지 않으려는 중립국 인도등 그 어느 나라 검찰총장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그 가운데서도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사람이 바로 소련의 알렉산더 수하레프총장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때와 지난 3일 개막 첫날 회의 연설에서,그리고 「서울선언」을 채택한 6일의 마지막 회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소개하면서 아시아ㆍ태평양지역,특히 한반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소련의 경우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이 지난 2일과 3일 김영남 북한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제2차 아ㆍ태지역 대화ㆍ평화협력회의 개막연설에서,지난 5일과 6일 일본외무장관과 총리를 잇달아 만난 자리에서 역시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또 블라지미르 카르포프작가동맹위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자유센터에서 행한 특별강연의 내용 또한 같은 것이어서 수하레프총장의 발언이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한다. 수하레프검찰총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 4일 고건서울시장이 마련한 만찬에서 『서울과 모스크바가 자매결연을 맺을수 있도록 주선하겠다』는 제의까지 내놓았다.

이미 20년전에 법무부차관,3년전에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의 특출한 위치로 봐 능히 그럴 만한 능력이 있으며 한ㆍ소 수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소련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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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를 뒤흔들어 놓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가 북한사회에도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변화의 물결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1990-09-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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