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진전있으면 경ㆍ평 축구전”/구도영화에 낯선듯 시종 흥미롭게 관람/“만찬분위기 너무 좋다” 연총리 수차례 강조
▷서울시장 만찬◁
○…5일 저녁 고건 서울시장이 북측 대표단을 위해 서울 신라호텔에서 베푼 만찬에는 연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우리측 대표단ㆍ각계 초청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해 성황.
○2백50명 모여 성황
이날 만찬의 우리측 초청인사로는 박영석 국사편찬위원장,조병화 문인협회회장,김상준 서울시교육감,조중훈 한진그룹회장,정희경 전 현대고교교장(85년 적십자회담대표) 등 각계인사들이 참석.
이날 헤드테이블에는 남북의 강ㆍ연총리와 고시장,홍성철 통일원장관,김광진 인민무력부부부장,정호근 합참의장,정희경씨,선우종원 평통 부의장 등 8명이 자리.
고시장은 만찬사에서 『이번의 만남이 서울과 평양의 교류를 다시 잇는 역사의 큰 장을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해 이번 회담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이 있을 경우 경ㆍ평 정기축구전등 교류사업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
연총리는 답사에서 『서울과 평양을더이상 먼 곳에 두지말고 당국자만이 아니라 민간인도 서로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하고 『북측은 같은 민족으로서 남침의사가 없고 남측에 위협을 가하지도 않을 것을 확언한다』고 부연.
이날 만찬에 앞서 칵테일을 들고 환담하는 자리에서 강총리가 연총리에게 정희경씨 김천주 주부클럽중앙회장 등 여성참석자 등을 소개했는데 김회장이 『남한에서는 우리 여성들이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켰다』고 말하자 연총리는 『그래서 북조선에서는 여성이 역사의 두 수레바퀴중 한쪽을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고 응수.
정희경씨는 지난 85년 적십자회담 대표로 평양을 방문했을때 안면을 익혔던 김상현 민주조선 기자를 알아보고 서로 반가워하면서 추억담을 교환.
만찬이 진행되는 도중 헤드테이블에서는 강ㆍ연총리와 다른 참석자들간에 화기애애한 정담이 오갔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연총리는 금강산 폭포이름을 딴 북한담배 「삼일포」를 피우다가 『함북 회령담배가 질이 좋으나 평양성천등 여러군데에서 난 입담배를 섞어서 만든 것이 더욱맛이 있다』고 소개.
연총리는 이어 자신과 북측대표단이 피웠던 담배를 고시장등에게 나눠주기도 했으며 우리담배인 「88라이트」도 피워본뒤 『맛있다』고 촌평.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이날 인삼이 섞인 음식이 나오자 『개성 인삼은 코에 대면 냄새가 진동하고 조금 많이 먹으면 코피가 쏟아질 정도인데 이 인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
그러나 연총리는 『음식이 북조선 음식맛과 똑같다』면서 『음식은 통일됐는데 사람들만 통일되면 좋겠다』고 말하고 만찬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수차례 강조.
강총리가 『서울시장이 총리보다 더 높다』고 조크를 하자 연총리는 『강선생은 항상 겸손하시더라』고 응수.
이날 만찬도중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남침이다 북침이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팀스피리트훈련도 중지할 수 있고 군대도 줄일 수 있다』고 까다로운 군비문제를 꺼내자 우리측 정호근 합참의장은 『서울시민들은 지금도 불안할때가 많으며 평화적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받아 잠시 분위기가 어색했으나 강총리가 『좋은음식 먹으면서 그런 얘긴 그만하자』고 무마.
이날 만찬에 참석한 북측 기자들은 『남쪽 신문들이 대표단원들의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도하는 것 같다』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
한 북측 기자는 『우리가 서로 헤어졌던 혈육들을 만나게 해주자고 회담을 하는데 친척이 있다면 왜 안 만나겠느냐』며 『그동안 남쪽신문에 보도된 친척주장은 확인해본 결과 전부 사실이 아니었으며 이같은 보도를 계속한다는 것은 회담분위기를 깨뜨리려는 저의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인삼차등 선물 준비
한편 연총리는 강총리에게 은차세트ㆍ수예품ㆍ전칠꽃병ㆍ다색단ㆍ인삼차 2백봉지ㆍ술 5병ㆍ담배 20갑 등을,우리측 대표들에게 은신선로ㆍ수예품ㆍ도자기꽃병ㆍ다색단ㆍ인삼차 1백봉지ㆍ술 3병ㆍ담배 10갑 등을 각각 선물로 가져왔으며 금명 이를 전달할 것이라고 북측의 한 관계자가 우리 정부당국자에게 전언.
▷영화관람◁
○…연총리등 북측 대표단은 강총리를 제외한 우리측 대표단 6명과 함께 이날 저녁 만찬후 종합무역전시관 4층 국제회의실에서 극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관람.
북측 대표단은 불교의 구도과정을 그린 이 영화가 생소한 탓인지 시종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봤는데 연총리는 홍성철 통일원장관과 나란히 앉아 영화가 끝날 때까지 2시간동안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특히 북측 수행원과 기자들은 화면에 대학가의 시위장면이 나오자 옆에 앉은 우리측 안내원들에게 질문을 하는등 관심을 표시. 영화가 끝난 뒤 북측 기자 및 수행원들은 이 영화가 빨치산을 아버지로 둔 남자주인공이 연좌제로 방황하는 모습까지 다루는등 소재에 제약이 없는데 대해 다소 놀라워하는 모습.
연총리는 북측 대표단은 영화가 끝난 뒤 이날 밤 11시30분쯤 호텔로 돌아와 밤늦게 취침.
▷민속공연 관람◁
○…남북 대표단은 이날 하오 쉐라톤워커힐 가야금식당에서 우리측이 마련한 민속공연을 1시간30여분동안 관람하며 즐거운 한때.
이날 하오 2시35분쯤 나란히 입장한 강영훈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는 무대앞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민속공연을 관람하면서 자주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 주목.
민속공연도중 북측 기자들은 지금은 북측에서 거의 사라진 우리전래의 민속음악이나 춤이 나올때는 자주 공연안내 팸플릿을 뒤적였으며 이따금 공연내용을 기록.
특히 북 장구 꽹과리 징 등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운 장단을 맞추는 사물놀이 순서에는 공연안내 팰플릿을 보는 북측 관계자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기도.<특별취재반>
▷서울시장 만찬◁
○…5일 저녁 고건 서울시장이 북측 대표단을 위해 서울 신라호텔에서 베푼 만찬에는 연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우리측 대표단ㆍ각계 초청인사 등 2백50여명이 참석해 성황.
○2백50명 모여 성황
이날 만찬의 우리측 초청인사로는 박영석 국사편찬위원장,조병화 문인협회회장,김상준 서울시교육감,조중훈 한진그룹회장,정희경 전 현대고교교장(85년 적십자회담대표) 등 각계인사들이 참석.
이날 헤드테이블에는 남북의 강ㆍ연총리와 고시장,홍성철 통일원장관,김광진 인민무력부부부장,정호근 합참의장,정희경씨,선우종원 평통 부의장 등 8명이 자리.
고시장은 만찬사에서 『이번의 만남이 서울과 평양의 교류를 다시 잇는 역사의 큰 장을 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해 이번 회담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이 있을 경우 경ㆍ평 정기축구전등 교류사업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
연총리는 답사에서 『서울과 평양을더이상 먼 곳에 두지말고 당국자만이 아니라 민간인도 서로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하고 『북측은 같은 민족으로서 남침의사가 없고 남측에 위협을 가하지도 않을 것을 확언한다』고 부연.
이날 만찬에 앞서 칵테일을 들고 환담하는 자리에서 강총리가 연총리에게 정희경씨 김천주 주부클럽중앙회장 등 여성참석자 등을 소개했는데 김회장이 『남한에서는 우리 여성들이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이만큼 발전시켰다』고 말하자 연총리는 『그래서 북조선에서는 여성이 역사의 두 수레바퀴중 한쪽을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고 응수.
정희경씨는 지난 85년 적십자회담 대표로 평양을 방문했을때 안면을 익혔던 김상현 민주조선 기자를 알아보고 서로 반가워하면서 추억담을 교환.
만찬이 진행되는 도중 헤드테이블에서는 강ㆍ연총리와 다른 참석자들간에 화기애애한 정담이 오갔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연총리는 금강산 폭포이름을 딴 북한담배 「삼일포」를 피우다가 『함북 회령담배가 질이 좋으나 평양성천등 여러군데에서 난 입담배를 섞어서 만든 것이 더욱맛이 있다』고 소개.
연총리는 이어 자신과 북측대표단이 피웠던 담배를 고시장등에게 나눠주기도 했으며 우리담배인 「88라이트」도 피워본뒤 『맛있다』고 촌평.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이날 인삼이 섞인 음식이 나오자 『개성 인삼은 코에 대면 냄새가 진동하고 조금 많이 먹으면 코피가 쏟아질 정도인데 이 인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
그러나 연총리는 『음식이 북조선 음식맛과 똑같다』면서 『음식은 통일됐는데 사람들만 통일되면 좋겠다』고 말하고 만찬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수차례 강조.
강총리가 『서울시장이 총리보다 더 높다』고 조크를 하자 연총리는 『강선생은 항상 겸손하시더라』고 응수.
이날 만찬도중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남침이다 북침이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팀스피리트훈련도 중지할 수 있고 군대도 줄일 수 있다』고 까다로운 군비문제를 꺼내자 우리측 정호근 합참의장은 『서울시민들은 지금도 불안할때가 많으며 평화적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받아 잠시 분위기가 어색했으나 강총리가 『좋은음식 먹으면서 그런 얘긴 그만하자』고 무마.
이날 만찬에 참석한 북측 기자들은 『남쪽 신문들이 대표단원들의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도하는 것 같다』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
한 북측 기자는 『우리가 서로 헤어졌던 혈육들을 만나게 해주자고 회담을 하는데 친척이 있다면 왜 안 만나겠느냐』며 『그동안 남쪽신문에 보도된 친척주장은 확인해본 결과 전부 사실이 아니었으며 이같은 보도를 계속한다는 것은 회담분위기를 깨뜨리려는 저의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인삼차등 선물 준비
한편 연총리는 강총리에게 은차세트ㆍ수예품ㆍ전칠꽃병ㆍ다색단ㆍ인삼차 2백봉지ㆍ술 5병ㆍ담배 20갑 등을,우리측 대표들에게 은신선로ㆍ수예품ㆍ도자기꽃병ㆍ다색단ㆍ인삼차 1백봉지ㆍ술 3병ㆍ담배 10갑 등을 각각 선물로 가져왔으며 금명 이를 전달할 것이라고 북측의 한 관계자가 우리 정부당국자에게 전언.
▷영화관람◁
○…연총리등 북측 대표단은 강총리를 제외한 우리측 대표단 6명과 함께 이날 저녁 만찬후 종합무역전시관 4층 국제회의실에서 극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관람.
북측 대표단은 불교의 구도과정을 그린 이 영화가 생소한 탓인지 시종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봤는데 연총리는 홍성철 통일원장관과 나란히 앉아 영화가 끝날 때까지 2시간동안 한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특히 북측 수행원과 기자들은 화면에 대학가의 시위장면이 나오자 옆에 앉은 우리측 안내원들에게 질문을 하는등 관심을 표시. 영화가 끝난 뒤 북측 기자 및 수행원들은 이 영화가 빨치산을 아버지로 둔 남자주인공이 연좌제로 방황하는 모습까지 다루는등 소재에 제약이 없는데 대해 다소 놀라워하는 모습.
연총리는 북측 대표단은 영화가 끝난 뒤 이날 밤 11시30분쯤 호텔로 돌아와 밤늦게 취침.
▷민속공연 관람◁
○…남북 대표단은 이날 하오 쉐라톤워커힐 가야금식당에서 우리측이 마련한 민속공연을 1시간30여분동안 관람하며 즐거운 한때.
이날 하오 2시35분쯤 나란히 입장한 강영훈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는 무대앞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민속공연을 관람하면서 자주 귀엣말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 주목.
민속공연도중 북측 기자들은 지금은 북측에서 거의 사라진 우리전래의 민속음악이나 춤이 나올때는 자주 공연안내 팸플릿을 뒤적였으며 이따금 공연내용을 기록.
특히 북 장구 꽹과리 징 등이 한데 어우러져 흥겨운 장단을 맞추는 사물놀이 순서에는 공연안내 팰플릿을 보는 북측 관계자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기도.<특별취재반>
1990-09-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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