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완화의 “작은 첫 걸음”/남북 총리회담 세계의 반응

한반도 긴장완화의 “작은 첫 걸음”/남북 총리회담 세계의 반응

김호준 기자 기자
입력 1990-09-05 00:00
수정 1990-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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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ㆍ북한 정통성 상호 수용 계기로” 미국/“정상회담ㆍ인적교류 디딤돌 돼야” 홍콩/“분단공백 메워줄 가능성” 성과기대 일본

▷미국◁

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4일 남북한 총리회담에 참석하기 위한 북한 정무원총리 연형묵의 서울 도착을 1면 또는 외신면의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미국언론들은 이번 남북한 총리회담의 의의를 「역사적」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회담결과에 대한 예상에 있어서는 대체로 「낮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뉴욕 타임스지는 「남북한회담 개막,기대는 낮다」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서울의 외교관들과 한국관리들은 마지막 순간의 문제들이 이번 회담을 무의미하게 만들거나 분위기를 망쳐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오랜 노력을 후퇴시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지는 『서울은 이번 회담을 북한이 한국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중요한 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노태우 대통령은 연의 청와대 예방을 김일성과의 회담을 요청하는 기회로 이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포스트지는『이번 회담이 구체적인 결실을 얻는데 실패하더라도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화채널을 연 것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이번 회담은 또 북한이 역사적으로 워싱턴의 괴뢰라고 보아온 한국정부를 사실상 인정하는 처사』라고 보도했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일본◁

사상 최초의 남북한 총리회담 실현에 대해 일본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및 언론들은 『냉전으로부터의 결별을 지향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상징하는 것』 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분단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제1보가 될 것인가의 여부는 앞으로 회담에서의 쌍방의 자세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인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4일자 사설을 통해 『처음 열리는 총리회담에서 열매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이니치는 특히 『일본은 역사적으로 한반도와 중대한 관계가 있으며 한반도 분단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남북 총리회담의 향방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시기적으로 볼때도 5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로 한일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고,북한과도 대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는 깊다고 지적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서독 브란트정권의 「동방외교」가 동ㆍ서독 총리회담의 계기가 됐던 것처럼 대 사회주의 국가와의 관계개선을 목표로한 노정권의 「북방외교」의 성과가 북한을 총리회담 테이블에 끌어들인 결과가 됐다』고 평가했다.<도쿄=강수웅특파원>

▷홍콩◁

대부분의 홍콩지들은 4일 남북한 총리회담에 관한 내용을 1면 또는 외신면 머리기사로 다루고 사설을 통해 나름대로의 견해를 밝히는 등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홍콩지들은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의 역사적 회담이 간접적으로는 소련ㆍ동구 민주화등 국제정세 변화의 뒷받침에 의한 것이며 지난 6월에 있은 노태우ㆍ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소 정상회담과 현재 진행중인 양국간 경제교류 및 수교작업이 회담성사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했다. 홍콩 스탠더드지는 이날 사설을 통해 북한측은 지난번의 한소 정상회담에 크게당황했으며 지난 1904년 노일전쟁 이후 끊겼던 서울∼모스크바의 교류가 86년만에 활발히 재개된 이후 소측은 북한에 대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에 관한 남북한간 대화에 긍정적인 자세로 응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이 확실시 된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이밖에 홍콩주재 한국의 정민길 총영사와의 인터뷰기사를 싣고 그가 『이번 회담은 남북한 정상간의 대화를 위한 디딤돌이며 통일을 위해선 상호 신뢰구축과 활발한 인적교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음을 강조했다.

한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는 사설에서 북한은 과거 판문점회담 때와는 달리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고 강영훈 총리는 서울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평양방문 계획과 노태우ㆍ김일성 회담을 성사시켜야 할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홍콩=우홍제특파원>

▷프랑스◁

프랑스의 일간 리베라시옹지는 4일 남북한 총리회담을 한반도 통일을 위한 첫 걸음이라 평하면서 총리급회담으로는 한국전 종전 이후 처음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그동안 발표된 남북한 양측의 주장과 요구조건들을 상세히 전하면서 지금까지 여러차례 남북한간의 접촉이 있었으나 상호불신과 의견차이로 항상 성과없이 끝났으며 이번 총리회담의 목표는 바로 이러한 불신의 벽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파리=김진천특파원>
1990-09-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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