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을 위한 보완대책을(사설)

안정을 위한 보완대책을(사설)

입력 1990-04-05 00:00
수정 1990-04-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가 발표한 경제활성화 종합대책은 정통적인 경기부양책에다가 경제제도개혁의 유보를 혼합시킨 특별대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대책을 통하여 새 경제팀은 경제정책을 성장중시로 전환한 듯하다. 경제계가 건의해온 것 가운데 금리인하만이 제외된 데서 그 분석이 가능하다.

더구나 금융실명제유보의 일대 결단을 동원하여 기업의 심리를 북돋우려 하고 있다. 이 제도개혁의 유보는 어떻게 보면 경제정책의 기조가 지금까지 형평과 공정에서 부양과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번 대책은 경기순환적인 경제활성화대책이 아니라 정부 경제정책의 일대 전환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그런 추론은 경제력 집중완화를 위하여 일관 되게 추진해온 대기업에 대한 여신규제가 무너졌고 특별설비자금 1조원 추가공급을 비롯해 정책금융이 크게 확대된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조세의 응태부담과 형평성제고를 위하여 추진해온 금융실명제의 무기한 연기는 새 경제팀의 성장정책의지를 선명히 부각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이번 종합대책은 부양에 치중한 나머지 안정과 형평이 간과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데도 물가안정대책은 연초 경제운용계획에서 제시된 대책 이외의 것을 찾아 볼 수 없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상해 있는 전ㆍ월세가격문제의 경우도 이미 알려진 임대료 분쟁조정센터를 보완한다는 것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 뿐만 아니라 투기재연이 우려되고 있는 부동산문제는 전 경제팀이 추진해온 공시지가체계의 구축정도에 그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의 결연한 의지와 확고한 정책이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또 대통령선거 공약이었고 그 후에도 대통령 연두회견에서 강조되어온 금융실명제를 무기한 유보시키면서 유보의 당위성에 대한 명쾌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는 자칫 국론분열의 양상마저 보인 중대한 현안 과제였다. 때문에 정책결단에 앞서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이 있어야 하고 정책변경에 대한 납득할만한 이유가 밝혀져야 했다.

그리고 그것이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하고 정책의 변경에대한 자기반성과 진솔한 해명이 있어야 옳다. 그래야만 정부 정책의 신뢰성 상실을 어느 정도라도 회복할 수가 있다. 정책의 신뢰성이 무너진데다가 경제정책이 안정과 형평에서 성장으로 선회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마저 상실하고 있는 것 같다.

또 한가지 안정과 형평에 비중을 두지 않는 성장 우선의 정책은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에게 기업편향의 정책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

이점은 이번 대책이 갖고 있는 두드러진 취약점이다. 만약에 기업만을 우대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지면 새 경제팀이 기대하는 경기부양도 성장도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대책에서 비중이 덜 실린 물가안정과 민생경제안정 등 경제사회안정을 위한 보완대책이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또 명실상부한 제도개혁을 통하여 경제의 형평성을 높이는데 결코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안정과 형평이 없는 성장은 모래성이나 다름이 없다.
1990-04-05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