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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단일화 없다는 정의당…‘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민주당과 단일화 없다는 정의당…‘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신형철 기자
입력 2021-01-16 10:00
업데이트 2021-0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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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김진애 “정의당도 함께 단일화해야”

김진애 “2010년 오세훈 당선 잊었나”

정의당 “與단일화는 없다…진보정당과는 가능”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회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회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범여권 주자들 간 단일화 추진 의지가 강하다.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해 ‘빅텐트’가 예상되는 가운데 여권에서도 파이를 최대한 키워보자는 시도다.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단일화가 유력한 가운데, 민주당이 정의당에도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화 합의한 우상호·김진애, “정의당도 같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한 민주당 우상호,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지난 12일 범여권 후보 단일화 추진에 일찌감치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문에서 “이번 보궐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약하는 중요한 선거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우리 두 후보는 민주진보개혁세력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며, 각 당의 최종 후보가 될 경우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다”고 밝혔다. ‘최종후보 될 경우’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보궐선거를 3달정도 남긴 상황에서 비교적 빠른 진전을 본 것이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같은날 ‘정의당과의 단일화’도 언급했다.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어서 정의당까지 포함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 우 의원은 “김종철 대표를 포함한 정의당 지도부의 입장은 독자성을 훨씬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아서 대화는 해보겠지만 쉽지 않다”며 “선거가 임박해야 할 논의가 아닌가 싶다. 아직 그 당의 후보 가시화가 안 된 상태여서 섣부른 단일화 언급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오랜 기간 민주당과 평행선을 달려온 것을 우 의원도 아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으로 단일화 의사를 밝히진 않은 셈이다.

정의당 “단일화는 없다”, 김진애 “2010년 오세훈 당선 잊었나”
이에 정의당은 즉각 ‘단일화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원은 13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실정을 심판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의 (두 전직 대통령) 셀프 사면시도를 무력화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민주당은 출마 자체가 정당하지 못한 선거다. 그런 분들과 정의당의 단일화는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가 백중세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범여권의 승리를 바라는 지지자들의 단일화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오세훈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경험도 있는 만큼 지지자들의 요구가 있으면 단일화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의원도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의당은 당연히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특히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시절 노회찬 후보와 단일화가 안 돼서 생겼던 아픔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뜻을 크게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이 같은 과거를 언급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의 모습. 한나라당 오세훈(왼쪽부터) 민주당 한명숙, 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후보가 각각 서울 지역을 누비며 유세전을 펼쳤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의 모습. 한나라당 오세훈(왼쪽부터) 민주당 한명숙, 선진당 지상욱,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후보가 각각 서울 지역을 누비며 유세전을 펼쳤다. 연합뉴스
정의당 “10년전과 상황이 달라졌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정의당 관계자는 “10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보수화된 민주당을 보지 않았나”라고 말한다. 10년 전 정의당과 민주당은 한나라당이라는 보수정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오려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한 전 총리와 단일화 하지 않은 노 전 대표의 고심도 깊었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후 진보적인 가치들이 퇴보하는 상황에서 굳이 ‘민주당 2중대’를 자처할 필요가 없다는 심리가 정의당 전반에 퍼져있다. 여기에 민주당 주도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정의당과 민주당이 충돌해 갈라선지도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의당의 행보를 분석해봐도 보궐선거 독자완주가 점쳐진다. 더불어시민당이 만들어질 당시에도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위성정당에 합류할 것으로 분석했지만, 정의당은 의석수가 줄어들 것을 예측하면서도 독자 완주했다. 민주당 성향 정의당원들의 요구가 거셌고, 탈당도 이어졌지만 버텼다. 최근 1년간 이 같은 과정을 이어온 정의당은 진보성향 당원구조를 가지게 됐다.

당대표와 서울시장 후보의 성향도 민주당과의 단일화와는 거리가 멀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당에서 가장 진보성향인 의견그룹(정파)인 평등사회네트워크 소속이다. 최근 정의당이 선명한 색깔을 낸 것도 김 대표의 의지가 컸다. 정의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후보 단독 출마가 유력한 권 의원도 민주당과는 궤를 달리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권 의원은 당시 비교적 친민주당성향이었던 정혜연 후보에 대항해 오현주(현 마포구위원장) 후보와 당내 단일화를 진행해 최종 당선됐다.

다만 정의당은 미래당, 녹색당, 기본소득당, 여성의당 등 진보성향 소수정당과는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의당 관계자는 “우선 우리당 후보를 선출해야겠지만, 미래당과 녹색당 등과의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놓자고 내부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김진규 전 남구청장의 당선 무효형이확정돼 치러지는 울산 남구청장 선거에서도 정의당은 진보진영과 단일화를 추진중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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