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숫처녀「미스·멍멍·코리어」

명문 숫처녀「미스·멍멍·코리어」

입력 2006-01-13 00:00
수정 2006-01-1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셰퍼드·뷰티·콘테스트서 뽑힌 방년 4세의「닉세」양

「미스·코리어」가「미세스」로 밝혀져 화제가 분분하던 5월 11일. 서울 장충단공원에선 또 하나의 진기한 경염(競艶)대회가 벌어졌다. 한국「셰퍼드」견(犬) 등록협회가 마련한 69년도「지이거」「지이거린」선발대회가 바로 그것. 「지이거」「지이거린」이란 말하자면「미스터·셰퍼드」「미스·셰퍼드」. 그러니까 국내 최우수 견공들이 미(美)와 기(技)를 겨루는「뷰티·콘테스트」. 여기서 영예의「미스·셰퍼드」로 뽑힌 것이 바로 양갓집 규수「닉세·폰·베르텔란네르·란드」양.

■ 5대 명문 족보를 자랑하는 표준 미견(美犬)

이미지 확대
이날「미스·셰퍼드」선발대회에 출전한「셰퍼드」견공은 모두 146마리. 출전규정에 따라 이들은 5대조까지의 족보를 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미와 기를 지녔어도 족보가 허술해 가지곤 아예 출전할 엄두도 못낸다.

올해「미스·셰퍼드」로 뽑힌「닉세」양은 68년 8월 멀리 서독서 수입해 온 순종「셰퍼드」. 지난해 10월에 있은 68년「미스·셰퍼드」선발대회서도「미스·셰퍼드」로 뽑혔으니 2년 연승의 화려한 기록이다.

등록번호 KSA 530999호. 64년 12월 17일생이니 만 4년 5개월. 부견(父犬)은 명문으로 이름난「크라우스·폰·하우스골니크」. 모견(母犬) 역시 명문인「데시·폰·베르텔란네르·란드」이다. 5대 명문인 양갓집 규수답게 민첩하면서도 멋진 모습이 흡사 상류사교계의 귀부인답다.

체구(體驅) 60cm(목뼈부터 꼬리뼈까지의 길이), 체고(體高) 57cm, 흉심(胸心) 29cm, 체구대 체고 10대9. 「버스트」가 체고의 절반을 약간 「오버」해야 한다는 표준미견(美犬)규정 바로 그대로인 나무랄 데 없는 미인이다. 걸음걸이도 날쌔면서 품위가 있어 동체를 흔드는 법없이 발만 재빨리 움직인다.

유리「컵」에 물을 담아 등위에 올려놓아도 50m쯤은 아무런 동요없이 운반할 수 있는 얌전한 색시다. 그러나 美犬이라고 얌전하기만 할까?

명문「셰퍼드」의 후예답게 이 아가씨는 한번 성이 나면 무섭다. 아예 시시한 잡종들은 이 아가씨 근처에 얼씬도 못한다는 얘기. 주인의 손이 밧줄로 묶이면 잇발로 끊어내 주인을 구하고 사람 키 높이의 담은 제집 드나들듯이 넘는다.

■ 맛있는 고기덩어리라도 주인이 안주는건 안먹어

「닉세」양의 주인인 윤종환(尹宗煥·38·서울시 삼선(三仙)동 3가 32)씨의 말을 따르면 「닉세」양은 사람빰칠 정도의 예민한 후각과 판단력을 가졌다는 것. 그래 윤(尹)씨가족 전원이 집을 비우고 야외로 놀려 나가면 「닉세」양은 하루종일 대문앞에 지켜 앉았다가 주인 가족이 한사람이라도 돌아와야 비로소 경계태세를 푼다는 것. 그러니 윤씨의 집엔 아직껏 도둑이 들어본 적이 없단다. 「아무리 좋은 고기 덩어리라도 주인이 주는 것 아니면 받아먹지 않아요」

「닉세」양의 영리함은 한국귀화 첫날에 밝혀졌다. 주인인 윤씨가 훈련사와 몇몇 친지들을 데리고 「닉세」양을 인수하러 공항 검역소에 갔을 때 「닉세」양은 첫 대면 5분만에 자기를 산 새 주인이 누군지를 알아내더라는 것. 그러고는 윤씨의 말이 아니면 한발자국도 움직이지를 않더란다.

서독(西獨)서 사올 때의 값이 35만원. 그러나 지난해 「미스·셰퍼드」로 뽑힌 뒤에 공정 가격이 1백만원. 주인인 윤씨는 아무리 비싼 값을 내도 절대 안팔겠다는 소신.

하루 세끼에 끼니 때마다 계란 한개씩을 먹는 미식가「닉세」양은 건강과 미용(?)을 위해 하루 20여알의 소화제와 「비타민」제를 먹기도. 게다가 매일 새벽 6시부터 11시까지 5시간동안 훈련받는 비용이 한달에 5천원. 「닉세」양에게 들어가는 돈만 해도 한달 평균 1만2천여원이 든다는 윤씨의 증언이다.

■ 섣불리 윙크하는 수놈은 물어뜯겨 달아나기 일쑤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닉세」양은 아직 숫처녀다. 만24개월이 넘으면 발정을 시작하지만 훌륭한 양갓집 규수로 키우기 위해 아직껏 짝을 지워주지 않았단다. 그러니까 호적상은 물론 명실공히 숫처녀. 「닉세」양이 새끼를 낳으면 견적(犬籍)상 「닉세」양의 이름을 따르게 된다. 혹시 주인 몰래 바람이라도 안피웠겠느냐니까 윤씨는 『천만에요』란다. 『지난 해 가을 발정기에 동네에 있던 진돗개 수놈이「윙크」한번 했다가 혼이 났지요. 「닉세」가 물어뜯는 바람에 앞발을 절룩거리면서 도망을 치더군요』 정조관념이 대단한 아가씨란다.

『이놈이 또 발정기가 된 모양이에요』라는 윤씨의 말에 「닉세」양은 부끄러운듯 고개를 슬쩍 돌린다. 『이번엔 시집을 보낼 생각이에요』라니까 아주 윤씨의 등뒤로 숨어버린다. 가히 양갓집 규수다운 몸가짐이다. 5월안에 「닉세」양은 시집가게 될 모양이다.

종견(種犬)과 한번 교미를 하는데 2만원을 내야된단다. 물론「닉세」양의 신랑감은 족보가 확실하고 본인아니면 그 조상에 「미스터·셰퍼드」(지이거)의 칭호가 있어야 한다. 「닉세」양이 새끼를 낳으면 낳는 즉시 1마리에 3만원을 훗가 할 수 있다. 3~4개월 젖을 먹인 뒤면 5만원, 5~6개월을 지나 유견(幼犬)의 꼴이 잡히면 한마리에 10만원. 평균 5~7마리를 낳으니 한번 출산에 60만원을 벌어들이는 셈.

1년에 2번, 앞으로 4년은 출산이 가능하다니 4백80만원을 윤씨에게 선사해줄수 있는 값비싼 신부감이다.

■ 優秀犬은 앞가슴 나오고 가슴폭 넓고 등뼈곧아야

새로 「셰퍼드」를 기르려는 분들을 위해 우수「셰퍼드」식별법 몇가지를 소개하면-(이번 대회 심사위원장 서창욱(徐昌郁)씨 얘기)

수컷=體高 60~65cm, 암컷=55~60cm가 가장 좋다 ②잇발이 안나오거나 부러진 놈은 실격 ③앞가슴이 약간 나오고 앞발 사이 가슴폭이 넓어야 한다 ④발가락을 벌려 집으면 못쓰고 달릴 때 앞발자리를 뒷발이 와 집어야 우수 ⑤궁둥이 쪽이 약간 낮고 등뼈가 일직선으로 곧아야 한다 ⑥꼬리끝 부분이 등선과 평행일 것 ⑦귀는 설수록 좋고 눈동자는 흑갈색이 최고 ⑧털길이는 너무 길어도 너무 짧아도 곤란 ⑨털색깔은 검은 빛(등쪽)과 흰빛, 누런빛(배· 목덜미)의 경계가 분명하고 선명해야 한다 ⑩고자 혹은 한쪽이 불능이라도 실격(失格)감.

고광민 서울시의원, 제7기 예산정책위원회 부위원장 선임

서울시의회의 예산·결산 및 지방재정 관련 정책 연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서울시의회 제7기 예산정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7일 시의회 별관 제1대회의실에서 위촉식 및 제1차 전체회의를 열어 위원장에 신복자 의원(국민의힘, 동대문4)을 선출하고, 부위원장에 고광민 의원(국민의힘, 서초3), 김필두 위원(자치경영컨설팅 연구사업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범한 제7기 예산정책위원회는 ‘서울시의회 예산정책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것으로, 시의원 17명과 예산·재정 분야 전문가 8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2026년 6월까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안 및 결산,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고 의원은 부위원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서울시 주요 시책사업에 대한 재정 분석과 평가, 지방재정 확충 및 재정분권 관련 연구 등 위원회의 주요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예산 편성부터 집행, 결산에 이르는 재정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계획이다. 부위원장으로 선임
thumbnail - 고광민 서울시의원, 제7기 예산정책위원회 부위원장 선임

[ 선데이서울 69년 5/18 제2권 20호 통권 제34호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