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외무 “푸틴이 히틀러처럼 월드컵 이용할 것” 파장 간단찮을 이유

존슨 영국 외무 “푸틴이 히틀러처럼 월드컵 이용할 것” 파장 간단찮을 이유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3-22 11:24
수정 2018-03-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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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가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이미지 개선에 이용한 것처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을 이미지 개선에 활용할 것”이란 이언 오스틴 영국 노동당 의원의 지적에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1936년(올림픽)과 비교하는 것은 정확한 묘사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이중스파이 암살 사건으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영국 외무장관이 푸틴 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대는 발언에 동조하고 나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존슨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중스파이 암살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정부나 왕실 고위인사를 월드컵에 보내지 않겠다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러시아 제재 방안에서 한발 나아가 선수단 역시 월드컵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오스틴 의원의 의견에는 선수들에게 불공평한 일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월드컵을 관람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할 자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이들을 보호하는 데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존슨 장관은 “러시아에 가는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러시아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가 어떤 일을 할지 아직 듣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팬들이 러시아에 가는 것을 적극 만류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 축구 팬들은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대회가 열린 프랑스에서 여러 차례 충돌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의원의 이언 오스틴 노동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BBC 동영상 캡처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의원의 이언 오스틴 노동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BBC 동영상 캡처
BBC는 지금까지 2만 4000여명의 영국 팬들이 월드컵 기간 러시아를 찾을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이 숫자는 4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 리우데자네이루를 찾은 9만 4000여명에 견줘 훨씬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존슨 장관은 “숫자는 많이 줄었지만 그들이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로빈스 BBC 외교 전문기자는 “푸틴과 히틀러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선동적”이라고 단언한 뒤 “많은 러시아인들은 옛소련이 파시즘과 나치즘에 맞선 ‘위대한 애국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나치와 소비에트가 불가침 협약을 맺었는데도 히틀러가 1941년 이를 어기고 침공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슨의 발언은 영국과 서구 열강이 크렘린 정권에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국제적 지지를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되레 러시아와의 외교 분쟁을 격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히틀러는 1933년 정권을 장악한 지 3년 뒤 베를린올림픽을 나치 정당성을 고취하는 선전 도구로 활용했다. 대회 전에 모든 협회 임원을 아리아인으로만 바꿨고 이에 따라 국제연맹들은 대회 보이콧을 검토하는 등 반발했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하지만 베를린올림픽은 두고두고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막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한 대회란 낙인이 찍혔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는 아돌프 히틀러. 폭스 뉴스 자료사진
1936년 베를린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는 아돌프 히틀러.
폭스 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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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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