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한·미·일 리그에서 모두 세이브 기록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마무리’의 훈장을 달고 기분 좋게 돌아왔다.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해 첫 시즌을 마친 오승환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대 1천100만 달러에 계약한 오승환은 중간 계투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6월 말부터 마무리 투수로 ‘신분 상승’했다.
7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첫 세이브를 올리며 한국인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오승환은 팀 투수 중 가장 많은 76경기에 나서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79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55안타만 내줬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은 0.92로, 오승환이 마운드를 지킬 때는 1이닝당 평균 출루 주자가 한 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총 103개의 삼진을 잡아 9이닝당 삼진 11.64개를 기록하는 ‘탈삼진 능력’도 뽐냈다.
WHIP는 내셔널리그 구원 투수 중 6위, 탈삼진은 4위, 평균자책점은 3위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이 “오승환은 정말 대단한 투구를 했다. 처음 오승환과 계약할 때 ‘중간 계투’ 역할을 기대했는데 끝내 마무리를 꿰찼다”며 “오승환은 우리 팀을 구한 선수다”라고 극찬할 정도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첫해에 맹활약했다.
오승환은 첫해 구단이 제시한 조건을 채워 세인트루이스에서 1년 더 뛰게 됐다.
올해 상당한 보너스를 챙겼고, 내년에는 275만 달러를 보장받고 시즌을 시작한다.
2017년에는 시즌 시작부터 마무리도 뛸 가능성도 크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오승환은 “올해 좋은 경험을 했지만,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며 “내년에는 100점이 되도록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하겠다. 보직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오승환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문제에는 조심스러워했다. WBC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회는 50명 예비 엔트리에 오승환을 제외했지만, 언제든 추가 발탁이 가능하다.
그는 “KBO의 결정에 따르겠다. 당연히 대표팀에 불러주시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긴 시즌을 치른 그는 짧은 휴식을 즐긴 후, 2017시즌을 위해 개인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