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잡은 태권도 판정시비

결국 사람잡은 태권도 판정시비

입력 2013-05-30 00:00
수정 2013-05-3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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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초에 경고 7개… 내 아들 억울” 40대 태권도 관장 자살

‘오죽했으면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태권도 선수인 고교생 아들이 심판의 부당한 판정 탓에 억울하게 졌다며 태권도장 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태권도계의 뿌리깊은 판정 시비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지난 28일 낮 12시 20분쯤 충남 예산군 수철리의 한 사찰 입구 공터에서 전모(47)씨가 자신의 스타렉스 승합차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형(60)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전씨의 형은 “어머니의 유해가 모셔진 사찰 입구에 동생의 차가 있어 살펴봤더니 동생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차량 안에는 야외용 화덕에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고,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전씨는 유서에서 “(지난 13일 국기원에서 열린) 전국체전 서울 고교 대표 선발 3회전 핀급 결승전 3회전에서 종료 50초를 남기고 아들과 상대방의 점수 차이가 5대1로 벌어지자 (심판이) 경고를 날리기 시작했다”면서 “50초 동안 경고 7개를 받고 경고패한 우리 아들은 태권도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한태권도협회 겨루기 경기규칙에는 경고를 두 차례 받으면 1점이 감점되는데 이때 깎인 점수는 상대에게 가산된다. 4차례 감점을 당하면 반칙패로 처리한다. 전씨가 지목한 심판은 현재 서울시와 인천시태권도협회에서 상임심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심판에 대해 “그놈하곤 인천에서부터 악연의 시작이었다”면서 “늘 작업조로 일컬어지던 그놈이 코트에만 들어오면 우리 제자들과 자식들은 늘 지고 나오기 일쑤였다”고 밝혀 지속적으로 판정에 대한 불만이 쌓여 왔음을 드러냈다.

한 태권도인은 “수십년 수련해 온 태권도인조차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니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는 한편, 해당 대회를 주관한 서울시태권도협회와 함께 문제가 된 경기 영상을 확보하는 등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문제가 드러나면 관련자들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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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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