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패션’ 앞세워 깜찍·발랄·섹시 연기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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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는 11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열린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1’에서 ‘블랙 패션’을 앞세워 깜찍하고 우아하면서도 성숙한 연기를 ‘종합선물세트’처럼 국내 팬에게 펼쳐보였다.
1부 오프닝무대에서 연두색 안무복을 착용한 손연재는 평소 우상으로 삼은 안나 베소노바(우크라이나), 현존 최고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샛별 알리나 막시멘코와 조를 이뤄 환상적인 몸짓으로 팬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이어 16번째 순서에 나와 가장 자신 있는 후프 연기로 체육관을 가득 메운 4천여 팬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2월 리듬체조 금메달의 산실인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로 넘어가 후프 등 4종목의 안무를 새로 배운 손연재는 지난달 국제체조연맹(FIG) 코르베유에손 월드컵대회에서 27.250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던 후프를 국내 팬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흰색과 분홍색 바탕에 레이스로 장식한 연기복을 입은 손연재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에 맞춰 후프와 한 몸이 된 세련된 연기를 펼쳐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2부 오프닝 무대에서 양팔과 어깨를 훤히 드러낸 과감한 검은색 의상으로 변신한 손연재는 두 명의 백댄서와 함께 강렬한 비트 음악에 몸을 맡기고 감춰뒀던 끼를 발산했다.
선배인 김윤희(세종대), 이경화(세종대대학원)와 함께 나선 ‘K3’ 공연에서는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훗’에 맞춰 사춘기 소녀다운 발랄한 율동을 선사한 뒤 화려한 리본 연기로 무대를 갈음했다.
한편, 2008 베이징올림픽 개인종합 금메달리스트로 볼, 후프, 리본, 곤봉 등 4종목에서 모두 29점을 넘길 정도로 완벽한 카나에바는 강렬한 연기로 한국팬들을 다시 한번 리듬 체조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2009년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카나에바는 1부에서 검정과 빨강이 어우러진 인상적인 무대복을 입고 잘 알려진 명곡 볼레로에 맞춰 곤봉을 자유자재로 던지고 받고 휘감는 묘기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몇 분 뒤에는 가슴이 깊게 팬 과감한 흰색 원피스로 갈아입은 뒤 우아한 리본 연기를 펼치고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이 압권인 베소노바는 우크라이나 팀과의 군무에서 한 마리의 백조의 변신, 무아지경에 빠진 혼신의 연기를 뽐내 리듬체조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베소노바는 특히 가수 테이가 부르는 팝송 ‘저스트 원스’에 맞춰 매혹적인 몸짓으로 절묘한 앙상블을 이뤘다.
두 시간 반 넘게 진행된 공연의 마지막은 가수 김태우와 선수들이 함께 꾸렸다.
그룹 ‘퀸’의 명곡 ‘돈 스톱 미 나우’에 맞춰 체크무늬·반바지로 똑같은 의상을 입은 선수들은 무대를 휘저으며 팬들의 박수를 유도하고 성공적인 공연을 자축했다.
첫날 공연을 성황리에 끝낸 손연재는 1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릴 두 번째 공연을 펼친 뒤 13~14일 러시아로 날아가 후반기 대회와 9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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