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나이스샷] 절약정신이 아쉬운 한국 골퍼들

[이종현의 나이스샷] 절약정신이 아쉬운 한국 골퍼들

입력 2007-03-07 00:00
수정 2007-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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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내 골프장 대표이사와 라운드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E골프장의 J대표이사는 아주 재미난 통계를 이야기했다. 영남에 있는 골프장에 내려갔을 때 골프장 목욕탕을 관리하는 직원으로부터 한국 골퍼와 일본 골퍼의 타월 소모량에 대한 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일본 골퍼들은 목욕탕을 이용할 때 평균 1.5장을 사용했고 한국 골퍼들은 2.5장의 타월을 썼다는 것이다. 이같은 통계는 골프장 직원이 몇 달에 걸쳐 샤워 후에 사용한 타월수를 한국, 일본인을 대상으로 체크해서 낸 수치라서 눈길을 끈다.

사실 우리나라 골퍼들은 국내 골프장을 이용할 때 풍부한 시설과 일회용품 등을 아낄 줄 모르는 편이다. 내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습관적인 행동인지 모르지만 절약정신이 다소 부족하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손 닦는 화장지도 한 장이면 충분한데 서너 장씩 꺼내 쓰고 수도꼭지를 열어놓고 면도를 하거나 샤워기를 틀어놓고 다른 볼 일을 보는 것을 종종 본다.

그뿐만이 아니다. 샤워 후 머리를 말리고 나서도 드라이기를 계속 켜놓거나 보디로션과 선블록 크림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짜내 남으면 화장지로 씻어내는 것을 볼 때면 아깝다는 생각에 앞서 문화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부터 든다.

“독일 사람들은 3명이 모여야 성냥불을 켠다.”고 교육받은게 불과 20∼30년 전 일이다. 우리 골퍼들은 지나치게 풍족함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골프장 역시 내용물이 떨어지기 무섭게 새것으로 바꿔 놓는다. 이것이 명문골프장을 가늠하는 잣대라면 골퍼들의 의식수준부터 바꿔야 한다.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수건 하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용함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골퍼들은 물기를 닦기도 전에 또 다른 수건을 들고 물기를 닦는다. 그리고 마지막 발을 닦기 위해 새 수건을 집어드는 것을 볼 때면 괜히 얼굴이 화끈거려 온다.

아무리 풍족한 시설과 용품들이 널려 있다 해도 필요 이상의 소비는 지양해야 한다. 룰과 에티켓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골프장 시설이 곧 내 집의 시설이란 생각으로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골퍼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2007-03-0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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