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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형으로 끝난 ‘살인 가습기살균제’

6년형으로 끝난 ‘살인 가습기살균제’

입력 2018-01-25 22:40
업데이트 2018-01-2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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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신현우 前옥시대표 형 확정

“존 리는 유해성 인지 못해” 무죄
피해자모임 “사망자만 1301명… 특검·특조위 통해 처벌 뒤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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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재판 상고심 선고가 내려진 25일 피해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피해자들은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6년 등 항소심을 그대로 유지한 이날 판결에 대해 “사법부가 살인기업, 살인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고 강력 비판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가습기 살균제 참사’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재판 상고심 선고가 내려진 25일 피해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피해자들은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6년 등 항소심을 그대로 유지한 이날 판결에 대해 “사법부가 살인기업, 살인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고 강력 비판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많은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신현우(70)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5일 신 전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존 리(49) 전 옥시 대표에게는 하급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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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연합뉴스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연합뉴스
신 전 대표와 존 리 전 대표 등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하면서 제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자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제품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살균제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충분한 검증을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제품 라벨에 ‘인체 안전’ 등의 거짓 표시까지 했다”며 신 전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어 2심은 “옥시 살균제를 사용한 1, 2차 판정 피해자 중 대다수는 옥시가 마련한 배상안에 합의해 배상금을 받았고, 특별법이 제정돼 다수의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며 징역 6년으로 감형했다.

존 리 전 대표에 대해선 1, 2심 모두 “살균제가 유해한지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고, 거짓 표시 광고도 알았거나 보고받지 못한 점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도 이날 옥시 관계자들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병용(67) 전 롯데마트 대표에 대해 금고 3년을 확정했고, 김원회(63)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에 대해 징역 4년을 확정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같이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다. 노 전 대표 등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PB(자체개발) 제품을 제조·판매하면서 흡입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가 이뤄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편 참사 피해자들의 모임인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판결 직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지금까지 신고된 피해자만 5973명에 사망 1301명이고, 잠재적 피해자만 30만~5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참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살인기업·살인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존 리 전 대표의 무죄 선고는 검찰이 옥시의 외국인 임원 수사를 하지 않아 나온 결과로 너무나 부당하다”면서 “사회적 참사 특별법이 보장하는 특별조사위원회와 특별검사를 통해 새롭게 진상이 규명되고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8-01-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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