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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용산기지 일부 지역의 지하수에서 환경기준치 1171배가 넘는 벤젠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시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오염원으로 ‘미군기지’를 지목하고 있다.●녹사평역 벤젠 1년사이 281배에서 1171배로…미군기지 오염물질 원인
용산 미군기지 인근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1171배를 초과한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하루 만명 오가는 녹사평…지하수엔 발암물질 벤젠 가득
녹사평역은 하루평균 만명이 넘는 유동인구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오염된 지하수가 확산될 수 있어 문제가 크다”고 말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여기에 그치지 않고 녹사평역 인근 지하수에는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고 알려진 중금속인 TPH가 기준의 14.1배인 21.1mg/L, 인체에 노출되면 중추 신경계에 비가역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톨루엔이 기준의 1.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렌드의 중심’으로 알려진 녹사평역의 밑 지하수에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기준치를 한참 넘긴 채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시도 이미 ‘녹사평 지하수의 위해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서울시가 녹사평역 지하수의 유해성을 검토하려고 작성한 ‘2017년 녹사평역 주변 유류오염 지하수확산방지 및 정화용역’에 따르면 용산기지 주변의 지하수는 마실 수 없는 물로 분류된다. 장시간 음용하면 발암수치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물론, 현재 녹사평역 지역의 지하수를 음용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상태로 방치하면 어떤 형태로든 인근 주민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하수라는 특성상 오염이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17년 된 미군기지 오염 논란…전국 기지 절반가까이 오염
미군기지 인근 오염원 공개 요구는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 측 조사관이 미군기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016년 3차 조사에 시민 참여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모습.
연합뉴스
이후 2013년에 한미 양국은 용산미군기지 내부를 3차례 합동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2015년 5월 진행된 조사는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정부와 환경단체간의 기나긴 소송 끝에 지난해 4월 1차 환경조사가 공개됐다. 녹사평역 쪽 용산미군기지 내부의 반경 200m 안쪽 14개 관정에 대해서만 진행한 소규모 조사 결과였다. 절반인 7곳에서 기준치의 최대 162배에 달하는 벤젠과 기준치 2배 안팎의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이 검출됐다.
더 큰 문제는 용산미군기지가 위치한 녹사평역을 제외하고도 많은 미군기지 인근 지역이 중금속과 석유오염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5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환경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군이 사용 중인 기지의 절반에 가까운 53개 중 24개 기지 주변에서 토양, 지하수 오염이 확인됐다. 인천 부평 캠프 마켓, 경북 칠곡 캠프 캐롤, 강원 원주 캠프 롱, 전북 군산 비행장, 대구 캠프 워커, 부산 55보급창, 대전 리치몬드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질이 확인됐다.
●환경부 “매년 환경기초조사 하고 있어”…환경단체 “사실 아냐”
서울시가 용산 미군기지 주변 지하수를 수거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 제공
환경단체들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환경기초조사가 불완전하다고 지적한다. 미군기지 안으로 들어가 지하수 오염의 원인을 찾아야 하지만 현재 한-미 SOFA협정 상 오염사고가 발생해도 한국 조사단이 기지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지 외부의 오염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염된 기지 주변에서 주민 활동이 이뤄지면 주민 건강에 직접적인 피해가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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