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요약
- 춘천 드름산·남면서 재선충병 확산
- 잣나무·침엽수 대규모 벌채 진행
- 홍천·횡성·원주로 피해 확산 우려
10일 강원 춘천시 칠전동과 신동면에 걸쳐 있는 드름산 일대. 가을바람 대신 요란한 전기톱 굉음이 산을 울렸고, 곧게 뻗은 잣나무들이 잇따라 바닥으로 쿵쿵 쓰러졌다. 치사율 100%에 달하는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 벌채 현장이다.
산등성이는 감염돼 붉게 타들어 간 나무들로 덮여 행인들이 때이른 단풍으로 착각할 정도다. 드론으로 살펴본 벌목 일대는 이미 헐벗은 민둥산으로 변했고, 남춘천과 홍천 방향을 향해 말라 죽은 나무들이 확산하는 모양새였다. 1㎜ 크기의 소나무재선충은 나무 내 수분과 양분 이동 통로를 파괴해 1년 안에 소나무, 잣나무 등을 고사시키는 치명적인 해충으로 현재까지 치료법이 없다.
춘천시 남면 가정리 일원의 산림도 직격탄을 맞았다. 춘천시는 지난해부터 이곳 15.6㏊ 면적에 심어진 7000여 그루의 침엽수를 모두 베어냈다. 시 산림 당국은 재발을 막고자 그루터기만 남은 자리에 자작나무, 상수리나무 등 활엽수 묘목을 심어 수종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강원도 내 감염목 3만 9683그루 중 82.5%인 3만 2736그루가 춘천에서 집중 발생했다.
피해는 주변 지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국내 대표 잣 생산지인 홍천의 잣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횡성군 서원면과 원주시 지정면 일대에서도 감염목을 베어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원주와 횡성 피해 지역은 경기 양평군과 맞닿아 있어 수도권 산림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매개충 밀도가 늘고 생육 여건이 악화하면서 피해가 점차 집단화·규모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춘천시의회는 최근 추경 심사에서 방제를 위한 국·도비 확보 등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으며, 춘천시는 산림청에 ‘특별방제구역’ 지정을 건의해 국가 차원의 방제 벨트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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