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차로 건너 목숨 건 승하차… “오늘 하루도 휴~”

3개 차로 건너 목숨 건 승하차… “오늘 하루도 휴~”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입력 2023-09-08 02:00
수정 2023-09-0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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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선 옆 서울 양곡시장 정류장
양재 IC 얽힌 7~8차로 정체 심해
3대 중 1대꼴 도로 한복판서 정차
서초 “市, 나들목 재배치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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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한가운데 정차한 버스를 타고 내리기 위해 승객들이 도로를 건너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한가운데 정차한 버스를 타고 내리기 위해 승객들이 도로를 건너고 있다.
“위험하지만 버스를 타려면 도리가 있나요. 이러다 큰 사고가 날까 봐 겁납니다.”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한가운데 정차한 버스를 발견한 뒤 도로를 가로지르던 정현석(36)씨는 “누구 하나 사고가 나야 정신 차리지 않을까 싶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초구 양곡도매시장 정류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이곳은 경기 과천 방면에서 온 차량과 강남순환로 선암나들목을 통해 나온 차량이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으로 진입하는 병목 구간이다. 편도 9차선 도로의 7~8차로는 양재나들목 쪽으로 가려는 차들로 24시간 내내 정체 현상이 빚어진다.

그러다 보니 우회전 전용 차로인 9차로 옆 인도에 있는 정류장으로 버스가 쉽게 들어서지 못했다. 양재나들목 방면으로 진입하려고 7~8차로를 가득 메운 차들을 본 버스 기사는 정류장 접근을 포기하고 6차로에 멈춰 승객을 내리고 태웠다. 도로 가운데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연신 두리번거리며 3개 차도를 횡단했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차도를 건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위험천만한 버스 승하차는 이날 오전 내내 계속됐다. 오전 7~9시 정류장에 정차해야 하는 6개 노선버스 45대 중 도로 한복판에서 정차한 버스는 16대나 됐다. 4대는 아예 정차를 포기하고 정류장을 지나쳤다. 정체 현상이 빚어지는 터라 7~8차로에서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을 찾기 어려웠지만 우회전 전용 차로인 9차로에서는 빠른 속도로 달려오다가 버스를 타러 가던 승객을 보고 차량이 급하게 멈춰 서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6차로에서 멈춘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이 있는 인도로 오던 이모(30)씨는 “처음 도로 한가운데서 버스 문이 열리는 걸 보고 기가 찼다”면서도 “정말 위험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 버렸다”고 말했다.

위험한 승하차가 반복되지만 버스 기사들도 손쓸 도리가 없다. 이 정류장을 지나는 노선버스를 운행하는 한 버스 기사는 “정류장에 진입하려고 7~8차로로 주행하면 500m도 안 되는 이 구간에서만 20분을 넘게 보내야 한다”며 “출퇴근 시간 한시가 급한 승객들이 그런 상황을 이해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버스 기사는 “중앙버스전용차로를 만들거나 정류장을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해결될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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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버스 정류장을 담당하는 구청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정류장이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과 가까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정류장 이전 등을 서울시와 협의해 검토하겠다. 시에서 양재나들목 재배치를 포함해 장기 대책 수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23-09-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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