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트라우마… “자주 찾던 등산로인데” “범죄도시 낙인 찍힐라”

신림동 트라우마… “자주 찾던 등산로인데” “범죄도시 낙인 찍힐라”

강동용 기자
입력 2023-08-21 02:12
수정 2023-08-2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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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흉악범죄

흉기난동 이어 대낮 성폭행 살인
CCTV 사각 노린 범행 주민 충격
순찰 강화에도 “위압감”불신 커져
경찰, 최씨 미필적 고의 입증 총력
조희연 “공무상 재해 되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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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지난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지난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인데도 평소보다 사람이 적네요. 자주 산책하던 곳에서 끔찍한 일이 생겨 걱정이 큽니다.”

2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만난 윤모(43)씨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지난 17일 이 등산로와 연결된 야산에서 최모(30)씨가 대낮에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인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지난달 이곳에서 불과 2㎞ 떨어진 신림역 일대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뒤 경찰은 이 지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지만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를 노린 범죄는 막지 못했다.

이날 등산로를 찾은 시민들은 사건 발생 지점을 공유하며 서로 주의를 당부했다. 등산로에서 만난 정모(69)씨는 “매일 아침 운동하는 곳에서 범죄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무서운 마음이 커 며칠간 운동을 나오지 못했다”며 “같이 사는 딸이 걱정돼 조심하라며 매일 신신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등이 위치한 주거지 인근 야산에서 흉악 범죄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주민들의 충격은 컸다. 성폭행을 계획한 최씨는 금천구 독산동 집에서 출발한 뒤 평소 다니던 등산로에 CCTV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년 넘게 신림동에 거주하면서 이 등산로를 찾는 방모(79)씨는 “사건 현장이 이 근처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사람이 많은 길로만 다닐 것”이라고 했다. 사건 당일에도 등산로에서 경찰과 소방을 마주친 김모(57)씨는 “신림동에서 계속 범죄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낙인 찍힐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신림역 일대 상권도 이번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한산한 모습이었다. 신림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9)씨는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인파가 줄면서 매출도 반토막 났다”며 “최근 다시 회복하는가 했더니 또 이런 흉악범죄가 발생해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찰의 특별치안활동에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지난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경찰은 다중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살인 예고 지역 등에는 장갑차까지 배치했다. 신림역 일대에도 순찰차와 기동대가 배치됐지만 범죄는 대낮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발생했다. 신림역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41)씨는 “거리 곳곳에 배치된 경찰이 시민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사건을 상기시키기만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날 구속된 최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했다. 피해자 A씨는 최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직후인 전날 오후 3시 40분쯤 사망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봉규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사망한 사정까지 감안해 전날 오후 9시쯤 강간 등 상해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범행 당일 성폭행은 미수에 그쳤으며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가 범행 4개월 전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구매했고 A씨가 의식을 잃을 정도로 폭행한 점을 감안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는 입증될 가능성이 크다. ‘강간 등 치사죄’와 ‘강간 등 상해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이다.

경찰은 21일 A씨의 시신을 부검해 폭행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씨의 범행 계획을 입증하고자 휴대전화와 컴퓨터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A씨에 대한 공무상 재해를 검토하고 있다. A씨는 교내에서 예정된 교직원 연수 업무를 위해 평소 이용하던 등산로로 출근하던 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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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이희원 의원(국민의힘, 동작4)은 어제인 지난 3일 동작구 흑석수변길이 ‘2026 서울별빛명소’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최대 10억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흑석동 한강변의 이용 여건을 개선하고 야간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동작구 및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서울별빛명소는 동네 공원과 하천, 산책길 등에 지역 특성을 살린 야간경관과 여가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21개 자치구가 제출한 27개 사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현장평가가 진행됐으며, 흑석수변길을 포함한 10곳이 최종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동작구가 제안한 사업명은 ‘별, 달, 강을 품은 흑석수변길’로, 흑석동 260-5번지 일대의 교량 하부 유휴공간을 정비해 시민들이 야간에도 한강을 찾아 머물 수 있는 명소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한강 인근에 위치하고도 어두운 환경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활용도가 낮았던 해당 구역의 접근성과 이용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교각에는 다채로운 미디어아트와 경관조명이 더해지고, 강변을 따라 안락한 휴게공간과 무장애 산책로, 러닝트랙 등이 구축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한강의 야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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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빈소에서 만난 A씨의 동료 교사들은 “워낙 명랑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A씨의 대학 동기도 “왜 하필 이 친구가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해야 했는지 너무 슬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9일 빈소를 조문한 뒤 “교육청 소속 노무사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무상 재해가 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3-08-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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