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기만 하면 애 낳나’…서울시, ‘소개팅 사업’ 여론 뭇매에 재검토

‘만나기만 하면 애 낳나’…서울시, ‘소개팅 사업’ 여론 뭇매에 재검토

입력 2023-06-15 17:17
수정 2023-06-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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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신문DB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신문DB
서울시가 심화하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미혼 청년의 만남을 주선하겠다며 내놓은 ‘청년만남, 서울팅’(이하 서울팅) 사업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15일 서울시는 서울팅이 저출생 문제를 실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사업 추진을 재점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팅은 서울 내 직장에 다니는 만25∼39세 미혼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바리스타 수업이나 등산 등 취미 모임을 운영해 미혼 남녀 간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게 이 사업의 취지다.

서울시는 추가경정예산 8000만원을 들여 올해 6차례에 걸쳐 서울팅에 참여할 250여명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이 사업이 알려지자 심화하는 저출생 근본 원인을 잘못 짚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저출생은 높은 집값이나 육아하기 힘든 환경, 여성의 경력 단절이 주원인으로 지목되는데, 미혼 남녀가 일단 만나기만 하면 애를 낳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정책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시의회 박강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결혼해서 마주칠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면서 “(청년들이) 못 만나서 (출산을)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일리 있는 지적”이라면서도 “(시에서는) 지적한 사항을 다 신경 쓰고 있다. 출생률이 많이 저조해서 앞으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하는 것까지 하겠다는 관점에서 이해해 달라”라고 설득했다. 저출생 문제가 고조되니 ‘뭐라도 해야겠다’라는 심정에서 서울팅을 내놨다는 것이다.

교제폭력이나 스토킹 피해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자칫 서울팅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등장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서울팅은) 적어도 극단적 성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자료를 받는다”면서 “미혼 여성의 경우 첫 만남에 부담과 불안을 느끼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라고 서울팅의 ‘안전함’을 강조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측은 언론을 통해 “황당한 생각”이라며 “스토킹·성희롱·성폭행 가해자들 중 변호사와 의사들도 더러 있을 뿐 아니라, 젠더 폭력이 직업군이나 계층에 따라 일어나지는 않는다. 특정 기준을 근거로 위험한 사람을 거를 수 있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의 설명에도 SNS 등에서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서울시는 결국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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