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좋은데 왜 남친 없어?”…女직장인 3명 중 1명 ‘외모 지적’ 경험

“몸매 좋은데 왜 남친 없어?”…女직장인 3명 중 1명 ‘외모 지적’ 경험

이보희 기자
입력 2023-03-07 14:11
수정 2023-03-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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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외모 평가, 직장내괴롭힘이자 명백한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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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비너스의 탄생’
‘직장인 비너스의 탄생’ 7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여성의 날 기념 외모 갑질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3.7. 연합뉴스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데 왜 남자친구가 없냐”
“내가 몇 년만 젊었어도 너한테 대시하고 결혼했을 텐데”
“자연미인인데 앞트임 할 생각 없냐”
“얼굴에 뭐 좀 발라”
패션회사에서 근무하는 진가영(가명)씨가 7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증언한 내용이다.

진씨는 6개월 동안 이런 괴롭힘을 참다가 회사에 신고했다. 하지만 회사는 “네 진술대로 조치하면 우리 회사에 잘릴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회유하면서 가해자와 층만 분리했다.

진씨는 결국 직장갑질119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가해자들은 모두 퇴사했다. 진씨는 “이전보다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직장갑질119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은 외모 지적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14∼21일 직장인 1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23.1%가 직장에서 일상적 젠더폭력·차별로 ‘외모 지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외모 지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이 36.3%로, 남성(13.2%)보다 훨씬 많았다.

“직장 내 ‘외모 통제’ 여성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경험”‘외모 비하’를 경험한 직장인은 여성 22.8%, 남성 17.0%로 집계됐으며, ‘외모 간섭’ 역시 여성(24.4%)이 남성(11.4%)보다 많이 받았다.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소속 김한울 노무사는 “성별 우위를 이용해 여성 노동자에게 가하는 외모 통제는 정신적 고통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추가 노동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노무사는 “외모평가·지적·통제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성희롱이고 명백한 차별”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성차별적 괴롭힘 또한 문제라고 담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희 직장갑질119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직장 내 성희롱 중에서도 외모 지적과 비하 등 외모 통제는 여성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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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지적 구애 갑질 이제 그만’ 기자회견
‘외모 지적 구애 갑질 이제 그만’ 기자회견 3.8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 앞에서 열린 ‘외모 지적 구애 갑질 이제그만’ 기자회견에서 직장갑질119 강은희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07. 뉴시스
진씨는 “너무 많은 여성 직장인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며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더 많은 여성분이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고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외모갑질 사례로 비너스를 제작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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