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5억 책정 사업, 알고 보니 위법”… ‘박원순표 마을활력소’ 중단 논란

[단독] “105억 책정 사업, 알고 보니 위법”… ‘박원순표 마을활력소’ 중단 논란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22-09-28 20:42
수정 2022-09-2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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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공개 모집 5개 단체 선정
2년 8개월 지나 3곳에 중단 통보
서울시 “위법 소지… 원점 재검토”

사업 멈추면 피해는 운영업체로
“공동육아 아이들 갈 곳 잃어 불안”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100억원 규모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 ‘모두의 공간 마을활력소’ 사업을 전면 중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해당 사업의 위법 소지를 뒤늦게 발견하고 재개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당시 공모 절차를 통해 선정된 마을활력소 운영업체들은 당장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모두의 공간 마을활력소’는 주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을공동체 공간과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가 공동체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땅과 건물을 사들이거나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비용을 지원하고, 운영업체는 서울시에 임대료를 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시는 2019년 8월 ‘모두의 공간 마을활력소 사업 참여자 모집’ 공고를 내고 운영단체를 공개 모집했다. 총예산으로 104억 9900만원이 책정됐고, 유형별로 매입형 3곳, 리모델링형 2곳 등 총 5곳이 선정됐다. 이후 부지 매입 등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시는 2년 8개월 뒤인 지난 4월 매입형 사업 단체 3곳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공유재산법)에 어긋난다고 보고 사업을 보류했다.

공유재산법 20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은 행정재산에 대해 사용 허가(수익 허가)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서울시는 운영업체 선정 당시 실제로 있지 않은 땅이나 시설은 행정재산에 해당하지 않고, 이에 사용 허가를 낼 목적으로 모집한 행위 자체가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최근 행정안전부에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합류한 인사가 충분한 법적 검토 없이 진행한 사안”이라며 “추후 법적 문제를 발견했고, 이를 알고도 그대로 진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을 위해) 이미 매입한 부지 등은 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업이 멈추면서 피해는 운영업체들과 지역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운영업체 가운데 한 곳인 ‘함께크는 공동육아’는 내년 3월까지 서초구 우면동 부지에 건물을 새로 지어 어린이집과 공유주방 등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당장 아이들이 갈 곳을 잃을 위기에 놓여 불안감이 크다”며 “올해 안으로 공간 설계 완료 및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단체의 법률대리인인 김호정 변호사(법무법인 태하)는 “서울시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그동안 시 행정을 믿고 따라온 운영업체와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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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통해 민간위탁·민간보조 사업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고를 낸 사업인 데다 취지가 정당하며, 예산이 방만하게 사용될 여지가 없음에도 법령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는 건 아쉽다”고 꼬집었다.
2022-09-2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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