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차올라요” 신고에도…재난 불평등은 또 반지하부터 덮쳤다

“물이 차올라요” 신고에도…재난 불평등은 또 반지하부터 덮쳤다

박상연 기자
박상연 기자
입력 2022-08-09 18:27
수정 2022-08-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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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처럼 침수 피해 되풀이

서울 신림동 발달장애 가족 3명 참변
침수 피해 650여건 대부분 지하 주택
“순식간에 물 차도 대피로 계단 하나뿐
하수관로 확대·정비 등 근본 대책 시급”
지난 8일 오후 9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침수 현장. 2022.8.9 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침수 현장. 2022.8.9 연합뉴스
 이재민 대피시설인 서울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만난 박모(58)씨는 9일 “지대가 높은 곳에 있는 반지하에 사는데도 물이 넘쳤다”면서 “새벽 4시까지 물을 퍼 날랐는데 물건들이 다 젖어 쓸 만한 게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간밤에 내린 비로 서울 남부권에 침수 피해가 집중됐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반지하 및 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었다. 이번 호우에 따른 서울 지역 사망자 5명 중 4명은 반지하에 거주하던 이들이었다.

 반지하는 2020년 세계 영화계를 휩쓴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 가족의 집이 침수되는 장면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특히 한국에서 유독 많은 주거 형태로 주목받으면서 당국이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폭우에 취약한 반지하의 현실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채 이번 폭우에 영화보다 더 극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9일 0시 26분쯤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 살던 40대 발달장애인 A씨를 포함한 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들의 구조 작업에도 물이 빠르게 차올라 문이 열리지 않았고 교통 마비로 소방·경찰의 구조 작업이 지체돼 참변을 막지 못했다. A씨의 어머니만 사고 당시 병원에 입원해 있어 겨우 화를 면했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폭우로 변을 당한 50대 역시 집 안에 물이 급속히 들어와 빠져나오지 못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2022.8.9 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폭우로 인한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2022.8.9 연합뉴스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침수 주택 및 취약 지역에 대한 ‘배수 지원’은 2399건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부분 반지하 같은 저지대 대상의 배수 지원”이라고 말했다.

집중호우 때마다 도심 지역에서 반지하에 피해가 몰리는 참사가 반복되고 있지만 침수 피해 방지 및 주거 개선의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에서 지하(반지하 포함)에 거주하는 가구는 총 32만 7000가구에 달한다. 2010년(51만 8000가구)과 2015년(36만 4000가구)에 비해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은 숫자가 아니다. 또 시도별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에 31만 4000여 가구(96%)로 수도권 도심에 쏠려 있다.

고광민 서울시의원 “재개발·재건축 속도 단축 이끈다”… 도시정비조례 개정안 상임위 통과

서울시의회 고광민 의원(국민의힘, 서초3)이 발의한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3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35회 주택공간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추진위원회 구성이나 조합 설립 단계에서는 전자서명 방식의 동의가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비사업의 출발점인 ‘정비계획 입안 요청 및 제안 단계’는 그간 명확한 조례상 근거 없이 서울시 방침으로만 운영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는 전자동의서 사용 가능 여부를 두고 혼선이 지속되어 왔다. 이번 개정안은 정비계획 입안 요청 및 제안 시 서면동의서뿐만 아니라 전자서명동의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조례에 명시하고, 이에 따른 본인 확인 방법 등을 규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또한 조례 시행 전 서울시 방침에 따라 이미 실시된 전자동의에 대해서도 개정 규정에 따른 동의로 간주하는 경과조치를 두어 행정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상당 기간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진행한 전자동의서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던 서면 동의 기간이 전자서명 방식을 통해 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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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 교수는 “같은 양의 비가 오더라도 지상층보다 지하층은 한꺼번에 물이 유입되거나 높게 차오르고 지상으로 나가는 계단이 유일한 대피로여서 피난도 어렵다”며 “반지하가 많은 다세대·다가구 밀집 지역은 하수관로 용량이 적고 오래된 곳이 많기 때문에 이를 정비하는 등 배수를 원활히 하는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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