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조 소식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마음 무너질까봐 노란 리본 근처 안 가”

[르포] 구조 소식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마음 무너질까봐 노란 리본 근처 안 가”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1-18 18:27
수정 2022-01-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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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이 잘 보이는 인근 철제 담장에 실종자 가족이 쓴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최영권 기자
광주 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이 잘 보이는 인근 철제 담장에 실종자 가족이 쓴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최영권 기자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8일째로 접어든 18일 오전, 실종자 가족 임모(52)씨는 “어제도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회의만 할 것이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임씨는 사고 후 현대산업개발로부터 배우자 김모(56)씨가 201동 건물 29층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이후 온 가족이 일상을 멈추고 생업을 뒤로 하고 김씨의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는 건설업계에서 10여년간 소방설비 일을 해왔다.

사고가 난 날부터 현장을 지키던 임씨는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계속 코피가 났고, 이틀 전 쓰러지기까지 했다. 임씨는 “원래 폐가 안 좋았는데 남편이 계속 걱정이 돼서 저녁에 잠도 못자다보니 코피가 흘렀다”면서 “3월에 시험을 앞두고 있는 아들이 계속 현장을 지키게 둘 순 없었다”고 말했다. 아들 김씨(25)는 전기기사 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엄마와 함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올해 일흔 다섯인 김씨의 고모부도 “하나도 진행된 게 없다”면서 사고 현장의 타워크레인을 올려다봤다. 경기 고양시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임씨의 큰딸도 사고 직후부터 현장에 있다가 계속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주말에 올라갔다.

사고 피해 가족 협의회 대표 안모(49)씨는 “구조에 계속 진전이 없다보니 잘 참고 기다리던 가족들이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만나 “살면서 이런 저런 사고를 하도 겪어봐서 아무렇지 않다”며 차분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였던 안씨도 “마음이 무너질까봐 이번 사고 현장이 보이는 담벼락에 맨 노란 리본 근처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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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이 쓴 노란 리본에는 “막내야, 뭐하고 있냐 가족들이 너가 빨리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보고 싶다. 동생아”,“삼촌 따뜻한 밥 먹으러 빨리 가요”라고 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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