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등 공공장소 금주…“타인에게 피해” vs “적절한 음주규제는 과도”

한강공원 등 공공장소 금주…“타인에게 피해” vs “적절한 음주규제는 과도”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1-06-27 16:48
수정 2021-06-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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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서 쉬는 시민들
한강공원에서 쉬는 시민들 한강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곳곳에 앉아 쉬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공원에서 술을 마시고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뒷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많아요. 공공장소에서는 아예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27일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만난 김규연(20)씨는 한강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지방자지단체들은 조례로 공공장소를 금주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금주 구역에서 음주 행위가 적발되면 1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여의도공원,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과 북서울꿈의숲 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은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음주는 자제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나 한강공원에서 술과 안주를 즐기는 ‘치맥’(치킨과 맥주)이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음주를 전면 금지하는 건 지나치다는 반발도 작지 않았다. 한강공원 일부 구역 또는 특정 시간대에만 금주하도록 하자는 절충안도 나왔다.

반포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대학생 강모(24)씨는 “한강 인근 공원에서 종종 맥주를 마셨지만, 과음하는 사람이 많아 위험하다고 느꼈다”면서 “이제는 한강공원에서 음주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직장인 A(49)씨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반포대교 근처는 꼭 금주 구역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주구역으로 지정해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일부 구역만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제안도 있었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던 대학생 송모(20)씨는 “금주 구역으로 정해도 텀블러에 술을 넣어 와서 마시는 꼼수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한강공원 전체적으로 음주를 허용하되 일부 가족 구역을 지정해 해당 구역에서는 음주를 금지하는 방안이 좋겠다”고 말했다. 반포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차모(39)씨는 “금지구역으로 지정돼도 무알콜 맥주는 마실 수 있겠죠?”라고 반문했다.

심야에만 음주 행위를 금지하자는 절충안도 제시됐다. 가족들과 피크닉을 나온 이용근(49)씨는 “예를 들어 오전 12시 이후 심야부터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한다면 대부분 잘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모(51)씨는 “공원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만큼 음주를 전면 금지하기보다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제한하는 방안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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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꿈의숲의 음주청정지역 안내판
북서울꿈의숲의 음주청정지역 안내판 한강공원을 금주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27일 서울 성북구 북서울꿈의숲 공원에 음주청정지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음주청정지역을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공공장소 음주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2018년 4월부터 서울숲,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어린이대공원 등 시 직영공원 22곳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남영자(51)씨는 “북서울꿈의숲 공원은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된 후 술 마시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면서 “한강공원도 음주 행위를 단속하면 시민들도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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