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월호 7주기에 참사 해역 찾은 유가족 ‘눈물바다’

[르포] 세월호 7주기에 참사 해역 찾은 유가족 ‘눈물바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1-04-16 13:35
수정 2021-04-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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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은 16일, 사고 해역에 도착한 단원고 유가족들이 주저 앉아 울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은 16일, 사고 해역에 도착한 단원고 유가족들이 주저 앉아 울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저는 7년 전 그때 그 시간에 멈춰 있어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 참사 해역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서 만난 ‘단원고 2학년 9반 고 정다혜 학생의 어머니’ 김인숙(58) 씨는 “아이를 잃고 2015년에는 아이 아빠가 암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2년 만에 두 가족을 잃었고, 서른 살 큰 딸은 트라우마에 아프다. 그러면서 나를 매일 걱정한다”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16일 전남 목포 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3015함에 탑승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세월호 유가족들이 16일 전남 목포 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3015함에 탑승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목포 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3015함을 타고 출항했다. 3시간 20분 뒤인 10시 30분쯤 유가족이 탄 3015함은 7년 전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 해역에 다다랐다. 7년 전 오늘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곳의 하늘은 흐렸고, 선상 위는 온통 눈물바다가 됐다.
세월호 참사로 304명의 목숨이 희생된 지 꼭 7년이 지난 16일 선상추모식을 위해 유가족을 태운 3005함이 사고 해역 인근에 다다르자 유가족들이 부둥켜 안고 울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세월호 참사로 304명의 목숨이 희생된 지 꼭 7년이 지난 16일 선상추모식을 위해 유가족을 태운 3005함이 사고 해역 인근에 다다르자 유가족들이 부둥켜 안고 울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사고 해역에 도착할 때까지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던 김인숙(58)씨는 “성인이 되어서 친구·동료와 함께 있는 딸의 미래를 혼자 상상해보곤 한다”며 “딸과 이 다음에 만날 거니까…”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 김해화 학생의 아버지’ 김형기(56) 씨는 휴대폰 갤러리 열어 딸의 생전 사진을 꺼내 보여줬다. 그는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집에서 해화가 쓰던 것들을 자주 보게 된다”며 “4월 26일이 딸 생일인데 7년 전 그날 나는 딸의 장례를 치렀다.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16일 세월호 참사 7주기 선상추모식에서 한 단원고 유가족이 7년전 떠나 보낸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16일 세월호 참사 7주기 선상추모식에서 한 단원고 유가족이 7년전 떠나 보낸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고 한정무 학생의 아버지(52)는 “평소에는 생각 안 하고 살려고 노력하지만 벚꽃 필 무렵이 되면 쉽게 웃지 못한다”며 “운전을 하다가 슬픈 음악이 나오면 운다. 오늘 하루가 가장 길 듯하다”고 했다. 이어 “세월호라는 말 자체를 듣기 싫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안 좋은 게 있다고 희석시키면 안 된다. 7년이라는 시간은 상처를 치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확실한 진상규명을 바랐던 유가족들에게는 참으로 더딘 시간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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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7주기 선상추모식에 헌화할 국화꽃을 들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7주기 선상추모식에 헌화할 국화꽃을 들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엄마가 미안해.” 헌화식이 진행되자 한 유가족은 흰 국화꽃을 손에 들고 고개를 떨궜다. 일부 유가족은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송용기(57)씨는 “지나야 사랑해, 지나야 보고싶어”라고 울부짖었다. 송씨는 “안 울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눈물이 나온다”면서 “참사 해역에 오면 못 해줬던 생각만 난다”고 했다. 그는 웹툰 작가가 꿈이었던 지나양에게 “배고픈 직업은 하지마라”고 말한 게 가슴에 한으로 맺혔다고 했다.
3005함을 탄 세월호 유가족들이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일대 사고 해역 인근에서 선상 난간 앞에서 국화꽃을 들고 일제히 묵념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3005함을 탄 세월호 유가족들이 16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일대 사고 해역 인근에서 선상 난간 앞에서 국화꽃을 들고 일제히 묵념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이용기(52) 0416단원고유가족협의회 대변인은 추도사에서 “오늘은 우리 아이들 하늘나라로 이사 간 날이다. 왜 대한민국이 7년 동안 침몰 원인 못 밝히는지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희생된 학생 250명의 이름을 한 사람씩 호명했다

바다에는 ‘세월호’라고 적힌 노란 부표가 떠 있었고, 선상에선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노래가 울려퍼졌다.

추모식을 마치며 유가족을 태운 배는 세월호 부표 주변을 한 바퀴 선회했다.

공식적인 선상 추모식은 2020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첫 선상 추모식은 유가족이 어선을 빌려 추모식을 진행했다. 올해 선상 추모식은 11일과 16일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1일에는 참사 당시 해경 지휘부가 탑승했던 3009함이 배정돼 추모식이 취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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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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