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女청소년 22% “모르는 사람이 몸 사진 달래요”

[단독] 女청소년 22% “모르는 사람이 몸 사진 달래요”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1-14 21:02
수정 2021-01-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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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온라인 그루밍’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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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n번방’ 등 디지털 성착취 피해자의 상당수가 미성년자로 알려진 가운데 여성 청소년 10명 중 7명은 온라인 상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20% 이상은 성적 대화나 신체 동영상 제공을 요구받는 등 온라인 그루밍 피해로 이어졌다. 온라인 그루밍은 성착취물 유포나 물리적 성범죄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위장수사를 허용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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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청소년 대상 온라인 그루밍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만 14~18세 여성 청소년 12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7%(836명)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낯선 사람과 대화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22.4%(187명)는 온라인 그루밍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그루밍은 SNS나 메신저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고민 상담, 취미 공유 등으로 친밀감을 쌓은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이다. 메신저를 통해 알게 된 청소년과 애니메이션을 화제로 대화해 호감을 얻은 뒤 “그림을 그릴 자료가 필요하다”며 신체 사진을 요구한 혐의로 지난달 실형을 받은 20대 남성이 대표적인 온라인 그루밍 사례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초·중·고교생 1607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 조사에서도 36%의 청소년이 낯선 사람으로부터 쪽지나 대화 요구를 받아본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그루밍이 동의하지 않은 영상 유포나 물리적 성범죄로 이어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온라인 그루밍 대화 경험이 있는 응답자 187명을 대상으로 실제로 대화 상대방에게 얼굴, 신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한 경험이 있는지 살펴본 결과 25.1%(47명)가 ‘있다’고 했다. 12.3%(23명)는 본인의 영상 등이 모르는 사이에 유포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15.0%(28명)는 실제로 상대방과 만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가운데 28.6%(8명)는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와 같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를 노리는 온라인 그루밍을 막으려면 처벌 기준을 세우고 수사관이 10대 여성으로 위장해 피의자를 검거하는 위장 수사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온라인 그루밍은 초범이 별로 없고 대부분 여러 번 유사한 행위를 했던 사람이라 능수능란하다”면서 “이를 범죄화하고 위장수사를 허용해 그루밍 시도를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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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1-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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