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과 문상갔다고 주장한 날
전관변호사, 사무실 근처 식당서 식사
김봉현 측 “檢 조사서 접대 날짜 지목”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1일 ‘도피 당시 검찰의 조력을 받았다’는 등의 새로운 내용이 포함된 추가 14장 분량의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김봉현 전 회장 변호인 제공·연합뉴스
지난 16일 첫 번째 입장문에서 ‘A변호사와 현직 검사 3명에게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밝힌 김 전 회장은 지난 21일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A변호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모시고 지난해 청와대 모 수사관 상가를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된 수사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서 일했던 검찰 수사관 백모씨다. 백씨의 빈소는 지난해 12월 2일에 차려졌다.
A변호사는 29일 서울신문에 지난해 12월 2일 카드 결제 내역을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A변호사는 그날 오후 7시 47분 서울 서초구 서초역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근처 음식점에서 8000원을 결제했다. 같은 날 윤 총장은 오후 6시 30분쯤부터 오후 9시쯤까지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씨의 빈소를 방문했다. 음식점과 장례식장은 걸어서 약 25분 거리다.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A변호사는 윤 총장과 빈소에 간 후 음식점에 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A변호사는 “빈소에 간 사실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윤 총장을 모시고 빈소를 가냐”고 반박했다.
A변호사는 또 자신이 윤 총장과 같이 사는 아파트 사우나에서 윤 총장을 만났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다. 그는 “김 전 회장에게 ‘윤 총장이 얼굴이 많이 알려져서 (해당 아파트) 지하상가 1층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것 같다’고 지나가며 말한 적은 있어도 ‘사우나’라는 단어는 꺼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술자리 접대 관련자 중 일부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통해 접대가 이뤄진 유력한 날짜를 지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변호사는 “술자리 참석자의 얼굴, 지불한 술값은 모두 기억하면서 지난해 7월 며칠에 접대가 있었는지 유독 그 날짜만 특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라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10-30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