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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풍자 ‘시무 7조’ 상소문 설전

정부 풍자 ‘시무 7조’ 상소문 설전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0-09-01 01:04
업데이트 2020-09-0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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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게시판 국민청원 조은산 글 올리자
림태주 시인 ‘하교’ 글 올려 공개 비판

조은산 “너의 백성은 3000만 백성뿐
2000만 짓밟는 것이 정의냐” 반박


림 시인 글, 논쟁 커지자 친구공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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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산 블로그 캡처
조은산 블로그 캡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를 국민청원에 올린 ‘진인(塵人) 조은산’에 대해 림태주 시인이 반박글을 썼다. 이를 조은산이 재반박하며 주목을 받았으나 림 시인은 글을 전체 공개에서 친구 공개로 바꿨다.

조은산은 지난 12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국민청원에 상소문 형식의 글을 올려 정부의 부동산, 조세, 외교, 인사 등을 비판했다. 지난 27일 청원이 시작된 시무 7조는 31일 오후 3시 기준 40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지난 28일 공개된 ‘뉴노멀의 정신을 받든 상소문’ 국민청원에는 4만 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에 ‘시집 없는 시인’으로 알려진 림 시인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며 반박글을 올렸다. ‘하교’는 임금이 신하에게 명령이나 가르침을 내리는 형식이다. 그는 “너의 문장은 화려했으나 부실했고 충의를 흉내 냈으나 삿되었다”면서 “너의 백성은 어느 백성이냐. 가지고도 더 가지려고 탐욕에 눈먼 자들을 백성이라는 이름으로 퉁 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 헤매는 목동이 이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조은산은 지난 30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백성 1조에 답한다’는 글로 다시 반박했다. 그는 “너의 글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 것은 흉하다”면서 “가난한 소년에게 목동은 왜 오지 않았는가”라고 했다. 이어 “너의 백성은 3000만의 백성뿐이며, 3000만의 세상이 2000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반박했다.

논쟁이 확산되자 31일 림 시인은 페이스북에 ‘진인 선생께 드리는 편지’를 썼다. 림 시인은 “정치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정치의 사무가 민생과 민의라는 근본에서 멀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글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 이름을 적시한 선생의 글을 보고 기뻤다”며 “좌든 우든 상식과 교양의 바탕에서 견해를 나누고 품위를 잃지 않는 논쟁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다만 림 시인은 “낯선 계정에서 몰려와 막말과 쌍욕으로 도배를 했다”면서 ‘하교’를 친구 공개로 바꿨다.

1994년 등단한 림 시인은 시집은 내지 않았다. 2014년 출간한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조은산은 블로그에 스스로를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39세 애 아빠”라고 소개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20-09-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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