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아파트, 복도식인데 같은 라인만 확진 ‘수수께끼’

구로구 아파트, 복도식인데 같은 라인만 확진 ‘수수께끼’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8-27 09:24
수정 2020-08-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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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환기구)
자료 이미지(환기구)
구로구 “환기구 통해 전파 가능성 조사”
서울시 “엘리베이터·공조 때문일 수도”
서울 구로구 구로1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인을 놓고 지자체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전날 오후 7시 기준 구로구의 해당 아파트에서는 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1988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총 13층으로 복도식 구조다. 이상한 점은 이 아파트 같은 동 5개 층에서 층별로 1가구씩 모두 5가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한 층에 20여 가구가 있는데, 모두 같은 라인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예를 들어 A동 101·201·301호(실제 호수 아님) 이런 식으로 저층 3개 층과 고층 2개 층 총 5가구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로 다른 가구에 사는 확진자들끼리 밀접접촉한 정황은 없었다.

이에 대해 구로구는 “화장실 환기구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환기구에서 환경 검체를 채취해 검사 중이다. 이후 환기구는 전면 소독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겠지만 한 층에 20여 가구가 거주하는 복도식 아파트에서 특정 호수 라인에서만 감염이 발생했기에 환기구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딘가 연결되지 않았다면 감염될 수 없는 구조라 환기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께 역학조사를 한 서울시는 또 다른 가능성도 제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같은 라인에서만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엘리베이터나 공조기 등으로 전파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역학조사관이 조사를 시작했다”며 “환기구라고 단정하려면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몇 가지 가능성 있는 경로 중 하나일 뿐이다. 이를 원인으로 미리 추정해 버리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베이터 감염 가능성과 관련해 “공기처럼 떠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확진자가 만진 데를 또 만지면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전혀 다른 경로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환기구를 통한 감염 사례는 아직 국내에 없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린 뒤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지면서 321명에게 감염됐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구로구는 이 아파트 주민 확진자 중 금천구 독산1동 소재 육류가공공장 ‘비비팜’에서 일한 사람(구로 123번)이 있으며 그와 함께 사는 아내(구로 121번)와 어린 아들(구로 124번)도 감염된 점에 주목해, 이 공장에서 아파트로 집단감염이 전파된 후 환기구를 거쳐 퍼져 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이 공장 관련 집단감염 환자는 구로 123번 등을 포함해 최소 1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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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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